안녕하세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일송재단 성심병원에 재직중인 간호사입니다.
긴 글이 될 수 도 있지만 시간 내서 한번씩만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첫째, 요즘 뉴스에서 나오고 있는 "일송가족의날(체육대회)"을 포함한 각종 행사에 직원들을 추가수당 없이 강제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송가족의날" 에는 장기자랑 뿐만 아니라, 축구/피구/줄다리기/계주 등 온갖 종목이 진행됩니다.
각 종목의 선수들은 강제로 차출 당하고, 체육대회 한달 전부터 매일 오후 네시반부터 여섯시까지 연습을 강요받았습니다.
오전 6시 ~ 오후 3시까지 근무 후, 연습에 참여했고, 심지어 나이트 근무 때도 연습 후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밤 10시에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쉬는 날에도 연습을 나오라고 강요했습니다.
한달 간의 연습이 끝난 뒤, 체육대회 및 축구대회는 개인 오프를 사용하여 참여했습니다.
이브닝번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체육대회에 참여한 뒤, 병원에 출근해 오후 4시부터 12시까지 근무했습니다.
데이번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장근무를 해야했습니다.
이 외에도, 간호사회의/ 간호사힐링프로그램 / 바자회 / 한음회(합창행사) 등 병원의 모든 행사에 직원들을 강제로 동원하였고,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오버타임을 강요했지만,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나 사과는 전혀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래는 2015년-2017년 9월에 연습 강요 및 행사 참여 강요 카톡 캡처 자료입니다.)
둘째, 재단 교직원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있는 "화상회의"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본 재단에는 총 5개의 산하병원이 있습니다. (한림대, 춘천, 강동, 강남, 동탄)
화상회의는 이 5개 병원이 매주 화요일 새벽 6시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각 병원 각 부서의 성과를 발표하고, 서로 좋은 점을 배우는 기회입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정말 좋은 시스템이라 할 수 있죠.
그러나 그 속사정은 다릅니다.
보통 각 병동 및 부서별로 화상회의 준비를 위해서는 짧게는 3달에서 길게는 4달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화상 회의 주제를 위한 아이디어 희의부터, 발표를 위한 각종 자료의 준비, 피피티 작성, 발표 연습 등 모든 준비는 근무 시간 외에 이루어졌습니다.
데이번은 근무 후, 이브닝번은 근무 전, 심지어 오프자도 나와서 준비해야 했습니다.
개인 사정이 있는 오프임에도 중요한 게 뭔지 모르냐며 눈치를 주기 일쑤였습니다.
근무 시간 중에도 환자 간호보다 화상회의 준비에 비중을 두라고 얘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또한, 그 누구도 정당한 보상이나 사과를 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이사장님의 건강 악화로 잠시 중단 되었던 화상회의는 재개되어 지금도 시행중입니다... 이런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수간호사들로 구성된 화상팀은 발표 전날에도 발표 내용 전체를 뒤집어 다음날 발표 직전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밤새 준비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또, 일정 수준 이상 상금을 타지 못했을 경우, 폭언을 일삼기도 했습니다.
아! 화상회의 격려금이라 불리는 상금은 직원들이 개인이 사용한 영수증을 가져와야 지급했습니다!
(아래는 화상회의 준비 강요 내용 및 영수증 가져오도록한 카톡 캡처 자료입니다.)
셋째, 2016년도에 이루어졌던 "의료기관인증평가" 입니다.
4년에 한번 꼴로 이루어지는 "의료기관인증평가"를 위해 재단 전직원은 3~4달의 준비기간을 거쳐야했습니다.
역시 또 문제는 준비 시간에 있습니다.
데이번은 오전 6시에 출근하여 오후 4시까지 근무한 뒤 오후 10시까지 규정집을 외우거나, 청소를 해야했습니다.
이브닝번도 두시간 이상 일찍 출근하여 병동을 청소하도록 시켰습니다. 각종 물품을 라벨링하고, 서류를 정리하고, 심지어 벽이나 바닥, 침대를 닦도록 시켰습니다.
쉬는 날에도 나와서 준비해야했고, 인증이 있는 달에는 아예 오프 신청도 하지 못했습니다.
더블 듀티에 맞먹는 근무를 강요받으면서도 추가 수당은 꿈도 못 꿨고, 개인 사정이 있다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록 강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준비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은 간호사들의 사비로 구매했으며 미화부 여사님들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간호를 제공하던 환자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벽이나 바닥을 닦아야했습니다.
대체 우리의 업무 시간이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강요로 이루어질 수 있었는 지, 돌이켜 생각해봐도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아래는 인증평가 준비 시 근무시간 변경에 관한 카톡 캡처 자료입니다.)
넷째,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휴게시간을 보장받은 적이 없습니다.
본 병원은 1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 근로계약서에는 근무는 3교대로 이루어지며, 근무시간 8시간에 휴게시간 1시간 포함이라고 정확히 명시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 일하는 그 어떤 간호사도 1시간의 휴게시간을 단 한번도 보장받은 적이 없습니다.
1시간의 휴게 시간은 커녕, 제대로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기본적인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재단의 입장 표명 또는 추가수당 지급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글이 더 길어질까봐 이만 마치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병원이나 재단을 망하게 하려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그저 이 병원이 모든 직원이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다들 열심히 병원을 위해 군말없이 일해왔습니다. 그랬던 직원들이 이렇게 소리를 내는 데 어떻게 또 입 다물게 하려고만 하십니까?
부디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올바른 대책을 내놓아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한간호협회, 각 병원 간호부 높으신 선생님들....
후배들 생각도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희는 대체 어디에 의지해서 저희의 권리를 찾아야하나요....
제발 해야되는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래 간호사들 보호 좀 해주세요
그래야 이직률이든, 유휴간호사든 해결되지 않을까요...?
출처: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