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크루즈가 제임스(48)·킴벌리(49·여) 스니드 부부의 집에 처음 왔을 때 그는 미숙하고 변덕스럽고 우울해보였다. 하지만 부부는 소년이 순진해보였고 점차 행복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19세 소년이 어떻게 살인마로 변했는지 부부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킴벌리는 “괴물과 같은 지붕 아래에 살았지만 우리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총기난사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루즈에 대해 스니드 부부는 17일 플로리다 지역언론 선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는 그의 또 다른 면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스니드 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크루즈와 함께 살았다. 크루즈는 어릴 적 동생과 함께 입양됐는데, 양아버지는 그로부터 몇 년 후 숨졌고 양어머니는 지난해 11월 1일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크루즈는 잠시 다른 친구의 집에서 짧게 살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 했다.
크루즈의 친구였던 스니드 부부의 아들은 추수감사절에 크루즈를 집으로 불러 같이 살아도 되는지 물었고 스니드 부부는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부부는 곧 크루즈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극도의 우울증에 빠졌다 것을 알게 됐다.
총기난사 사건 5일 전, 킴벌리는 크루즈와 함께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 크루즈는 상담은 받았지만 약 처방은 원치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 전날에도 크루즈는 치즈와 고기 샌드위치를 먹고 오후 8시에 자러 갔다. 당일에도 “밸런타인 데이라서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을 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고 했다.
크루즈는 AR-15 반자동 소총을 포함해 최소 10자루의 소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니드 부부는 총기가 있는 환경에서 자랐고 그것이 편안하다고 느꼈지만, 총기의 안전한 보관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크루즈가 집으로 오기 전 총기를 넣어둘 캐비닛을 사오라고 한 뒤 열쇠를 가져갔다. 그러면서 크루즈에게 총을 사용하려면 허락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니드 부부는 “캐비닛의 열쇠는 우리만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루즈에게도 캐비닛 열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열쇠를 입수한 경위는 아직 불분명하다.
스니드 부부는 크루즈가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고 육군 보병이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크루즈가 최근 학교에 군 신병 모집인이 방문했을 때 흥분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또 부부가 아는 한 크루즈는 총기사고 희생자들 누구와도 가깝지 않았고, 그들은 크루즈가 어떤 분노를 갖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들은 크루즈가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건 후 경찰서에 연행된 크루즈를 본 킴벌리는 분노하며 “정말? 닉(니콜라스의 애칭)? 정말이니?”라고 소리쳤다. 크루즈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들은 “그게 우리가 크루즈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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