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6·13 지방선거 대책 등을 포함한 당내 현안을 논의한다. 중진의원들은 이 자리를 통해 홍준표 대표에게 한국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당의 인재영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인재 영입이 안 될 경우 홍 대표가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를 86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20일 “중진의원들이 21일 오전 9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주영 심재철 정우택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의원들은 인재 영입이 되지 않아 인물난을 겪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영입 대상이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홍정욱 전 의원(서울), 장제국 부산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부산과 경남) 등이 줄줄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6곳 이상 이기지 못하면 물러난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인재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 영입이 안 될 경우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하며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부담스럽다면 경기지사 등 다른 험지 출마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재 영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홍 대표가 책임을 지라는 의미다.
한국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경선이 아니라 전략공천으로 선정돼 선거 분위기가 오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한국당 의원은 “야당은 시끄러워야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데, 전략공천 위주로 후보를 선정하면서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 껄끄러운 인사들을 배제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부 중진의원들을 겨냥해 “당내에 지방선거에 힘을 합치기보다 철저히 방관하거나 언론에 당을 흠집 내는 기사를 흘리면서 지방선거에 패하기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암약하고 있어 한심하다기보다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 때도 똑같은 행동으로 보수 궤멸을 자초하더니 지금도 변하지 않고 당을 위한 헌신보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인배들의 이런 책동은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 당원과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중진의원들의 간담회와 별도로 21일 오전 9시 국회 본관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한다.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연석회의에서 개헌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지방선거 전략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중진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중진의원 간담회를 미리 알고 맞불을 놓기 위해 연석회의를 개최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원내지도부는 “예정됐던 회의”라고 반박했다.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의원 등 중진의원들은 지난해 8월 이후 열리지 않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홍 대표에게 촉구해왔다.
홍 대표는 지난달 28일 중진의원들과의 만찬을 마련했지만 국회 본회의가 심야까지 이어지면서 무산됐다. 중진 의원들은 나 의원과 유기준 의원을 공동대표로 하는 ‘보수의 미래’ 모임을 결성하고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창립총회를 열기도 했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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