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지난 18일 저녁 중국판 트위터 신랑웨이보(新浪微博) 계정에 이석주 최고경영자( CEO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시립대에 유학중인 중국인 여학생이 중국을 홍콩 대만과 나란히 표기하고, 중국의 오성홍기와 대만의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 홍콩특별자치구 구기를 함께 표기한 제주항공 구인 포스터에 문제를 제기한데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제주항공이 중국 웨이보에 올린 이석주 CEO 명의의 사과문 /웨이보
이석주 CEO 는 중국어와 한글이 병기된 사과문에서 “제주항공이 한국에서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정보를 알리는 ‘글로벌 조이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며 이 사실이 지난 17일 중국 CCTV 에 “한국에서 ‘하나의 중국’을 지키려던 유학생 위협을 받다. 제주항공과 대행사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있다”는 제목으로 보도됐다는 걸 상기시켰다.
이어 “유학생이 위협을 느꼈다는 점에 대해 (광고)대행사측에 주의를 주고 항의조치를 했다”며 “해당 학생에게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했다. 유학생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에 대해 수정 및 삭제를 통해 이미 조치를 완료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석주 CEO 는 이 같은 일이 어떤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 만큼 더 큰 갈등으로 발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마무리했다.
중국 CCTV 는 17일에 이어 18일에도 관련 사실을 보도하고, 전화로 연결된 중국인 유학생 샤오이(가명)가 처음엔 위협을 받아 무서웠지만 끝까지 갈 것이라고 한 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제주항공 홈페이지의 비행기표 예약 코너에서 출발지로 중국과 홍콩 대만을 동급으로 병기한 것을 문제 삼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공청단이 제주항공 구인 포스터의 국가표기에 문제를 삼은 유학생 사연을 담은 보도를 링크했다./웨이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중앙 학교부도 19일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에서 제주항공의 구인 포스터에 엄중한 실수가 있었음을 제보한 일이 (중국)인터넷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며 해외의 중국인들이 비슷한 사건에 직면했을 때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기를 희망한다고 한 이 유학생의 말을 전하면서 관련 보도를 링크했다.
중국인민라디오방송( CNR )은 포스터 문제를 처음 제기한 유학생이 제주항공의 사과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성명 중의 사과가 명확치 않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 유학생은 또 제주항공이 해당 포스터에 대해 수정과 삭제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단지 기숙사에 있던 포스터만 떼어냈을 뿐 학교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아직도 해당 포스터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유학생은 웨이보에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붙은 이 포스터를 발견한 뒤 수정을 요청하는 과정을 일일히 사진과 함께 올려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올해초 미국 델타항공도 홈페이지에 대만과 티베트를 ‘국가’로 열거한 게 알려져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즉각적인 시정과 공개 사과를 요구받는 등 중국의 국가와 국기 표기 관련 곤욕을 치르는 외국기업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메리어트호텔도 홈페이지 국가 코너에 대만 홍콩 마카오 티베트를 나란히 표기한 게 문제돼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하룻동안 2차례 사과성명을 내야했다.
중국에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세계 기업들에 중국 ‘국가 표기’와 ‘국기 표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3&aid=0003366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