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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수정(水晶)으로 축구장 16배 크기 건물을 지었던 고구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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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3
우리 고대국가 중 가장 강성했던 고구려 광개토왕릉비. 조선고적도보 사진

[고전으로 읽는 우리역사-38] "고구려는 오직 왕궁과 관청, 사찰만 기와로 덮었다.<신당서> 고구려의 왕궁 안에는 수정성(水晶城)이 있는데 사방이 1리가량 되며 날씨가 좋지 않아도 밝기가 대낮과 같다. 갑자기 성이 보이지 않으면 월식이 일어난 것이다.<양사공기(梁四公記)>"

조선 후기 실학자 한치윤이 저술한 역사서 해동역사는 고대 중국 서적을 인용해 이같이 소개한다. 해동역사는 조선과 중국, 일본의 사서 550종에서 단군에서 고려까지 우리나라 역대 왕조 관련 내용을 발췌해 세기(世紀), 지(志), 전기(傳紀) 등으로 나눠 편찬됐으며 85권 6책으로 구성돼 있다. 객관적이고 실증적 관점을 견지하며 저자의 시각에서 역사 해석과 고증도 시도하고 있다.

중국에 비해 농토가 척박한 고구려가 중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가지려면 그만큼 왕권이 강해야만 한다. 수정성이 그 증거인 셈이다. 고구려 수정성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 400m(1리)다. 전체 규모는 16만㎡다. 축구장 16배 크기에 해당하는 실로 엄청난 크기다.

왕이 사는 궁궐은 화려했지만 일반 백성은 가난했다. "고구려는 큰 산과 깊은 골짜기가 많으며 사람들은 산과 골짜기를 따라서 살아간다. 그 풍속이 궁실(宮室)을 잘 지어서 꾸미기를 좋아한다.<후한서> 고구려는 산골짜기에 의지하여 살고 있으며 띠풀로 지붕을 해 덮고 가난한 백성들은 한겨울에 긴 구덩이를 파고 불을 지펴 방을 따스하게 한다.<신당서>"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한겨울에 긴 구덩이를 파서 방을 따뜻하게 했다는 부분이다. 고구려 백성들이 온돌로 난방을 했던 것이다.

고대 한반도에는 고구려를 포함한 백제, 신라 3국 외에도 다수의 고대국가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 언어가 통했을까.

"진한(辰韓)은 ~ 진(秦)나라 말과 흡사하므로 혹 진한(秦漢)이라고도 부른다.<후한서> ~ 변한과 진한은 뒤섞여 사는데 언어는 차이가 있다.<후한서> ~ 예의 언어는 대개 고구려와 같다.<후한서> ~ 동옥저는 언어가 고구려와 대체로 같으나 가끔은 차이가 난다.<삼국지> ~ 고구려는 언어가 대부분 부여와 일치한다.<삼국지> ~ 신라의 언어는 백제의 통역이 있은 다음에야 (중국인들과) 통할 수가 있다.<양서>"

신라가 중국 진나라 말과 흡사하다는 부분이 이채롭다. 신라 지배계층의 일부가 진나라 백성들이 진시황의 폭정을 피해 한반도로 이주해왔다고 삼국사기에 서술하고 있어 진나라와 신라의 언어가 유사성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백제는 고구려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언어는 신라와 같았다. 일본서기에도 신라사람이 표류해왔는데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백제 출신을 데려와 통역시켰다고 적혀 있다.

우리 민족은 문약했던 조선을 평가절하한다. 고대 한반도의 국가들은 매우 호전적이었다. 흉노나 몽골 등 기마민족들은 말을 타고 가면서 자유자재로 활을 쏘는 데 익숙하다. 한반도 중남부의 백제도 이런 형태의 마상무예에 능숙했다. "부여는 ~ 집집마다 갑옷과 무기를 가지고 있다.<삼국지> 예는 보병전투에 능하며 길이가 3장(丈·1장은 사람 키 정도의 길이)이나 되는 창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 <후한서> 소수맥(小水貊·고구려의 별종)에서는 좋은 활이 산출되는데 이른바 맥궁(貊弓)이 그것이다.<삼국지> 동옥저는 사람들의 성품이 굳세고 용감하다. 창을 잘 다루며 보병전투를 잘한다.<삼국지> ~ 고구려 사람들은 무력을 숭상하며 ~ 전투에 능하다.<양서> ~ 백제의 병기에는 활, 화살, 칼, 창이 있으며 기사(騎射·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는 무예)를 숭상하는 습속이 있다.<후주서>"

고대국가들은 고조선의 8조법에서 볼 수 있듯 법제도가 구비돼 있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원칙이 적용되는 엄격한 법이었다. "기자가 조선으로 가서 그곳의 백성들에게 범금팔조(犯禁八條·8조법)를 가르쳤는데 … 살인한 자는 그 즉시 목숨으로 보상하고 상해를 입힌 자는 곡식으로 갚아야 한다. 도적질한 자는 노비로 삼으며 죄를 면하려면 50만 금을 물어야 한다. 그 뒤 풍속이 점차 각박해져 지금은 범금(犯禁)이 많이 불어나 60여 조에 이른다.<한서> ~ 부여는 ~ 형벌이 엄하고 각박하여 사형수는 집을 모두 적몰하고 (가족들은) 노비로 삼는다. 도둑질을 하였을 때는 도적질한 물건의 12배로 변상을 하며 남녀가 음란한 짓을 하면 모두 죽인다.<후한서> ~ 변진은 형법이 아주 엄하다.<후한서> ~ 고구려는 ~ 성을 지키다가 항복한 자, 전쟁에서 패한 자, 사람을 죽이거나 겁탈한 자는 목을 벤다. 물건을 도둑질한 자는 도둑질한 물건의 12배를 물어 주게 한다. 소나 말을 죽인 자는 노비로 삼는다. 법이 준엄해 범법자가 적어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는다.<구당서>"

책은 다양한 인물도 다룬다. 중국 5호 16국 중 하나인 연나라의 왕 모용운은 고구려인이었다. 연나라와 고구려는 원수지간이었다. 전연(337~370)을 건국한 모용황은 342년(고국원왕 12년) 고구려를 쳐들어와 고국원왕의 어머니 주씨와 왕비를 포함해 남녀 5만여 명을 포로로 끌고 갔다. 모용황은 이로도 모자라 고국원왕의 아버지 미천왕 시신도 무덤에서 파냈다. 전연은 전진에게 망하고 일시적 공백기를 거쳐 모용황의 아들 모용수가 다시 후연(384~409)을 일으킨다. 그의 넷째 아들 모용보는 태자 시절 자신을 호위하던 무사를 발탁해 양자로 삼는다. 무사는 고구려 출신의 고운이라는 인물이었다.

"모용운은 모용보의 양자이다. 모용운의 조부인 고화는 고구려의 왕족으로 스스로 성을 고씨라 했다. 모용보가 태자가 되자 고운이 무예로서 동궁을 모시게 되었으며 모용보가 고운을 양자로 삼고는 모용씨 성을 하사하였다. 그 뒤에 (고운을 연나라 왕에 추대한) 풍발이 모용운에게 고하기를 '공은 명가인 고씨인데 어찌 다른 이의 양자가 되었습니까' 하니 모용운이 천왕(天王)의 자리에 오르고는 성씨를 다시 고씨로 고쳤다."

삼국사기는 "광개토왕 17년(407년) 고구려가 북연의 왕 고운에게 사신을 보내 종족의 우위를 펼치자 고운이 사람을 보내 그에 보답했다"고 설명한다. 사학자 이병도는 "고운은 전연의 왕 모용황이 잡아간 5만여 명의 포로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다양한 시대의 다채로운 문화와 풍습도 언급된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쌈문화에 대해 경탄한다. 쌈문화는 오랜 역사를 갖고있다. 상추는 쌈문화를 대표한다. 상추라는 말은 채소를 날것으로 먹는다는 뜻의 '생채'에서 유래한다. 고구려인들이 이 상추를 즐겨 먹었다. 고구려의 상추 씨는 중국에서 인기절정이었다. "고려국 사신이 오면 수나라 사람들이 채소 종자를 구하면서 대가를 몹시 후하게 주어 이름을 천금채(千金菜)라고 하였는데 지금의 상치이다.<천록지여(天祿識餘)> … 고구려 사람들은 생채(生菜)로 밥을 싸 먹는다.<난경잡영>"

고대에 식인상어에 의한 어민 피해가 종종 있었다. "대엽조(大葉藻)는 신라국의 깊은 바다 속에서 난다. ~ 바다에 사는 사람들이 새끼줄을 허리에 묶고서 물속으로 들어가 채취한다. 5월 이후에는 큰 물고기가 사람을 해치므로 채취할 수가 없다.<본초습유(本草拾遺>" 큰 물고기는 백상아리로 해석된다.



전 세계에 160여 점이 존재하는 고려불화는 청자와 더불어 고려 문화의 독보적 위상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된다. 중국에서도 고려불화의 높은 예술성을 극찬한다. "'외국의 그림 가운데에는 고려국에서 그린 관음상이 매우 정교하다. 그 원류는 당나라 울지을승(尉遲乙僧)의 붓놀림에서 나왔으며 점차 발전시켜 섬세하고 아름다운 데 이르게 되었다' 하였다.<화감(畵鑑)>"

우리나라에 석유가 발견된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전한다. "맹화유(猛火油)는 고려의 동쪽 수천 리 밖에서 나는데 해가 돌을 뜨겁게 달구면 나오는 액체이다. … 변방 사람들이 적을 막는 데 쓴다. … 이는 석뇌유(石腦油)이다.<작몽록(昨夢錄)> 석유(石油)는 고려에 있다. 석암(石巖)으로부터 흘러나오는데 샘물과 서로 뒤섞여 솟아 나오며 미끄럽기가 고기 기름과 같다. … 그곳 사람들이 대부분 이것으로 등불을 밝히는데 아주 밝다. 물과 만나면 더욱 맹렬하게 타며 먹을 수 없다. 그 연기가 아주 짙어서 그을음을 긁어모아 먹을 만드는데 … <본초강목>" 진짜 석유인지, 아니면 송진과 같은 나무 진액인지 알수 없는 노릇이다.

▶한치윤(1765~1814) = 조선 후기 실학자.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시문에 능했지만 집안이 남인에 속해 벼슬에 뜻을 버렸다. 1789년(정조 13년) 진사시만 합격했을 뿐 문과에 응시하지 않았다. 1799년 사행단을 따라 북경에 가 2개월간 머무르면서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살폈다. 이후 역사 연구에 전념했다.

[배한철 영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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