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빠



본문

영화 박열과 군함도 비교

  • 작성자: 김판석
  • 조회 1222
  • 0.0점 / 0명
  • 2017.09.17

영화 박열과 군함도는 똑같이 일제 강점기를 다루었으나, 관객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박열에 대해서는 조용하던 대중 여론이 군함도를 상대로는 큰 분노와 반발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두 영화의 성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박열과 군함도는 비슷해보여도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영화입니다.


일단 박열은 영화 내에서 선과 악의 기준이 뚜렷합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절대악이고, 그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조선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들은 절대선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에서 선량한 일본인들이 자주 등장해도 한국인 관객들에게 별 거부반응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 군함도는 영화에서 절대악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 제국주의가 나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 일본 제국주의를 공격하는 미군도 조선인들을 죽게 한 악으로 묘사되며, 조선인들 역시 상당수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악으로 그려집니다. 이 정도면 누가 진짜 악인지 애매모호하죠. 그렇기 때문에 군함도는 한국인 관객들에게 거부반응을 샀던 것입니다. 


또, 박열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나 조선인은 대부분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주인공인 박열과 가네다 후미코가 조선의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장면에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즐겁게 웃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실제로 극장에서 박열을 보면서 체험한 사실입니다.) 반면 군함도에서 조선과 조선인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 "이러니까 조선놈들이지...."라는 대사가 잘 말해줍니다. 이 역시 한국인 관객들의 반감을 사기에 딱 좋습니다. 


영화 박열의 핵심 주제는 제국주의에 맞선 사회주의자들의 투쟁입니다. 박열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국제 사회주의자들의 주제가인 인터내셔널을 불렀고, 조선인과 일본인을 막론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군함도의 핵심 주제는 그저 생존에 불과합니다. 군함도의 주인공들은 박열과는 달리,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고 확고하게 믿는 신념 때문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있으면 일본인들이 자기들을 다 죽일까봐 그게 무서워서(사실 이것도 감독이 만든 허구에 불과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우려 들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박열은 대의(大義)를 표방하고, 군함도는 소아(小我)인 수준에 그친다고 할 수 있죠. 


하나 더, 박열은 가급적 있는 그대로 역사적 사실과 고증을 살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도 없고 다소 밋밋하지만 역사 왜곡 시비에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군함도는 후반부의 대규모 탈출씬을 위해 역사적 사실이나 고증을 대부분 무시한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역시 박열은 조용했는데, 군함도가 역사 왜곡 영화라는 비판을 받게 된 주요 이유입니다. 

별점주기
0.0점 / 0명

( 0점 / 0명 )

10점 8점 6점 4점 2점 별점주기
※ 비회원도 별점 가능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별점빠



별점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별점
12042 KBS ‘옥문아’ ‘홍김동전’ 폐지 수순…… 화창함 12.18 1786 0.0점 / 0명
12041 노량: 죽음의 바다 씨네21 전문가 별점 및… 쓰레빠3ty0nd 12.17 1620 0.0점 / 0명
12040 매드맥스 신작 근황 쓰레빠76621i 12.15 1616 0.0점 / 0명
12039 ‘괴물’ 고레에다 영화 최고 신기록, 조용한… 우량주 12.12 1325 0.0점 / 0명
12038 최민식 유해진 신작 영화 쓰레빠f1ytu5 12.08 1707 0.0점 / 0명
12037 서울의 봄 (후기&추천) 쓰레빠95743e 12.01 898 0.0점 / 0명
12036 서울의 봄 볼만하네요 (스포x) 쓰레빠63u2o4 11.28 716 0.0점 / 0명
12035 서울의 봄 쓰레빠bqa68r 11.28 569 0.0점 / 0명
12034 서울의 봄 시사회 후기 쓰레빠61czi0 11.14 1372 0.0점 / 0명
12033 보스턴 1947 이딴영화는 왜 자꾸 만드는지 쓰레빠o2y9az 11.04 1721 2.0점 / 1명
12032 최악의 악 볼만합니다 쓰레빠490jco 10.22 1600 2.0점 / 1명
12031 화란 쓰레빠4i8562 10.12 1449 0.0점 / 0명
12030 가문의 영광 리턴즈 스킵 안 하고 다 본 후… 쓰레빠px18n2 10.09 2087 0.0점 / 0명
12029 가문의 영광 리턴즈 네이버 후기 쓰레빠6fc1po 09.24 2431 0.0점 / 0명
12028 영화 '잠' 후기 쓰레빠qmxg7o 09.11 2165 0.0점 / 0명
12027 더 문 쓰레빠kx19sn 09.04 1183 0.0점 / 0명
12026 콘크리트 유토피아 쓰레빠0o7e2d 08.30 1732 0.0점 / 0명
12025 오펜하이머 노스포 후기! 추천! 쓰레빠b3722v 08.21 1684 0.0점 / 0명
12024 무빙 9화까지 후기 스포일러 쓰레빠5v3ja2 08.20 1850 0.0점 / 0명
12023 오펜하이머 쓰레빠37955l 08.16 1417 10.0점 / 1명
12022 범죄도시3 쓰레빠bf510x 08.11 986 8.7점 / 3명
12021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 쓰레빠1ao18f 08.11 1640 0.0점 / 0명
12020 콘크리트유토피아 씨네21 별점 쓰레빠m2r63u 08.08 1780 0.0점 / 0명
12019 제작비대비 매출이 제2의 성냥팔이소녀급이라는… 쓰레빠ru2236 08.08 1670 0.0점 / 0명
12018 경이로운 소문2 비추 쓰레빠2984tr 08.02 1708 10.0점 / 1명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