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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합법화하라” vs “개 좀 살려주세요”···광화문에 울려퍼진 두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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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빠
  • 2017.09.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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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 합법화’를 주장하는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22일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있다. 이들은 식육견과 애완견을 구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
“개식용 농가는 살고 싶다. 개고기를 합법화하라.” “개고기 반대한다. 우리 함께 살립시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는 개식용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편에서는 개식용 종식에 반대하는 대한육견협회 회원 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개식용 금지의 입법 반대’ 집회를 열였다. 다른 쪽에서는 동물호보단체 회원 30여명이 이에 반대하는 팻말 시위를 하며 집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개 식용 합법화’를 주장하는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22일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있다. 이들은 식육견과 애완견을 구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
육견협회는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에 식용견으로 길러진 개 9마리를 트럭 3대에 각 3마리씩 싣고 나타났다. 개들이 실린 트럭에는 ‘정부는 식용견 농가 말살정책 즉각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붙었다. 김상영 육견협회 회장은 “식용으로 먹는 개와 집에서 키우는 개는 완전히 다른 종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개를 데려왔다”면서 “농가에서 기르는 개는 대부분 잡종견으로 250여종 가운데 2~3종에 한정된다. 이를 식용견으로 지정해 달라”고 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인 한 여성은 개가 실린 트럭 주변에서 눈물을 흘리며 10여분간 “개 좀 살려주세요”를 외치다 탈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개는 축산법에선 분명히 가축으로 분류돼 있으나 식품가공법에선 빠져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가 현재 합법도 불법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돼 개식용 농가와 동물보호단체가 수십년을 대립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식육견과 애완견을 분리하는 등 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며 “그래야 개 농가도 살고 개를 키우는 사람들도 더 이상 개식용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육견협회 회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개식용을 불법화해 개사육 농가를 궤멸하고 선량한 농민을 궤멸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이 22일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놓인 식용견사앞에서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세종로 공원에서는 대한육견협회가 주최하는 ‘개 식용 합법화 시위’가 열렸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
반면 집회 현장을 찾은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는 “지금은 개식용 합법화가 아닌 불법화를 요구해야 할 때”라며 “개식용을 끝내기 위해 정부는 식용견 농가에 전업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집회 현장에 동물을 좁은 우리에 동원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가 대한육견협회 ‘개 식용 합법화’ 집회 현장을 등지고 ‘우리 함께 살립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유진 기자
육견협회 회원들이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집회 장소 주변에서 ‘우리 함께 살립시다’ ‘개고기 반대’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묵언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일부 회원들은 개들이 실린 트럭과 집회 모습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중계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동물단체 회원들이 대한육견협회 ‘개 식용 합법화’ 집회 현장을 향해 ‘우리 함께 살립시다’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유진 기자
앞서 동물보호단체 및 수의사단체 24개가 참여하는 동물유관단체협의회(동단협)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한육견협회의 개식용 합법화 집회 및 도로 행진을 비판했다.

동단협은 “개식용은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마땅한 또 하나의 적폐인데 광화문 광장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개식용 집회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육견협회가 계획 중인 집회는 동물학대 집회로 자신들이 동물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유린하고 있는지 시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견협회는 오후 3시부터 세종로공원에서 출발해 청와대 사랑채 앞을 지나는 길로 행진을 진행했다. 육견협회는 지난 7월6일에도 서울 종로구 보신각 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생존권 보장을 요구한 바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221616001&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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