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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쓰고 자살한 교수 母 “어디에 있어도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부모 마음”

  • 애스턴마틴
  • 조회 2656
  • 2017.11.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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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손현욱 교수의 작품 ‘광견’. 출처=故손현욱 교수 페이스북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다며 무고한 교수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대자보를 썼던 남학생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으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던 교수의 모친은 “진실을 정확히 밝히는 날까지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김웅재 판사는 22일 A(26)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학내에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해 무고한 교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데 따른 것이었다.

김 판사는 “A씨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피해자와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음에도 사실 확인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부산 동아대학교에 재학하던 지난해 5월, “전공 교수가 3월에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사건의 가해자로 몰렸던 미술학과 손현욱 교수는 주변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6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 여학생에게 성추행을 한 교수는 손 교수가 아닌 B 교수였다.

A씨가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성추행을 당한 C 학생과 충분히 연락이 닿을 수 있었음에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대자보를 게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손 교수의 모친 최모(61) 씨는 국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그간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A씨의 부모가 수천만 원을 제시하며 합의하자고 했지만 A씨는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부인하기만 했다”며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 힘든 싸움을 꼭 이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바로잡기 위해 홀로 경찰과 검찰을 찾아다니고, 증거자료를 모았다.

급작스레 밀어닥친 소송 과정에서 신장에는 혹이 생기고 급성간경화도 겪는 등 건강도 망가졌다.


故손현욱 교수의 작품 ‘배변의 기술’. 출처=故손현욱 교수 페이스북


재판부 선고 하루 전날인 21일은 손 교수의 생일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손 교수가 잠든 곳을 찾아 조용히 그의 넋을 위로했다.

최씨는 “A씨가 구속됐다고 해서 아들이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감옥이 아니라 더 힘든 곳에 있다 하더라도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손 교수에 대한 추모 전시회가 동아대에서 열리기도 했다.

촉망받는 조각가였던 손 교수가 남긴 100여 개의 작품 가운데 70여 점이 동아대 부민캠퍼스의 석당미술관에 전시됐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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