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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깔고 앉은 이란 1인당 GDP가 5000달러도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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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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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전국적으로 시위가 벌어지자 소강상태를 맞고 있는 이란. 세계적인 산유국에서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일까?
이란의 상황을 데이터로 살펴보자.

지난 2016년 2월 이란의 쿰에서 열린 총선 투표장에 나온 여성들이 신분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국토 면적은 164만 8195㎢로 세계 17위에 해당한다. 한반도의 6.5배에 이르는 넓은 국토다. 인구는 2018년 1월 기준으로 8111만 명이다. 세계 18위의 규모다. 페르시아 만(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은 아라비아 만으로 부름) 연안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덩치가 꽤 있는 나라다.

이란 곳곳에서 볼 수있는 순교자 사진 현수막. 이슬람 혁며과 이란-이라크전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해당 지역이나 모스크에서 추모하고 기리며 영웅시하는 현수막이다.

에너지 자원 매장량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원유 확인매장량은 세계 3위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 ) 2016년 통계 기준으로 1572억 배럴에 이른다. OPEC 회원국 전체의 12.9%를 차지한다. 가스 확인매장량은 세계 2위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 월드팩트북 2016년 기준으로 34조200억㎥에 달한다.


이란군이 훈령 중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란은 중동의 미사일 강국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 GDP )은 국제통화기금( IMF )의 명목 금액 기준으로 3767억 5500만 달러다. 세계 29위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GDP 는 4683달러로 세계 96위다. 석유를 깔고 앉고서도 가난한 나라라는 이야기다.

이란 수도 테헤란이 굽어보이는 언덕 위에 이란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과거 군주제 시절 국기에서 군주를 상징하는 사자를 빼고 대신 아랍-페르시아 문자로 '알라'라는 글씨를 꽃봉오리처럼 디자인했다.

요약하자면 이란은 확인매장량 기준 원유 세계 3위, 천연가스 세계 2위의 자원 대국이지만 국내총생산( GDP )은 세계 29위, 1인당 GDP 는 4683달러로 세계 96위 수준이다. 석유와 가스가 넘치는데 국민은 가난하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무능한 정책이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1979년 이란의 이스람 혁명을 상징하는 장소인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자유) 타워. 혁명 당시 수많은 시위대가 모였던 장소였다.

경제성장률을 보면 2015년 –1.8%였다가 2016년 6.4%로 좋아졌다. 하지만 2017년에는 다시 4.0%로 떨어졌고 2018년 전망치도 4.1% 정도다. 경기 침체에 따른 고통은 고스란히 새로 일자리 시장에 나온 젊은이들이 지고 있다. 실업률은 2016년 12.7%나 된다. 구직자가 330만 명을 넘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상승률은 2016년 기준 6.8%에 이른다. 국민이 생활고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란의 과거 영광을 상징하는 페르세폴리스. 아케메네스 제국의 종교 및 의전 수도였다. 이슬람혁명 후의 이란도 이 같은 패권국가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에 개입하며 숙적 사우디에 끝없이 맞서고 있다. 여기에는 매년 수십억~수백억 달러의 돈이 들어간다.

더욱 놀라운 점은 '기업 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이란이 세계 120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기업을 경영하기 지극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인허가 과정 등에서 부정과 비효율이 판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종교계 특권이 더해져 이란 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의 어뢰. [ AP =연합뉴스]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그나마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다. 산업구조를 보면 2016년 기준 농업 9.1%, 제조업 39.9%, 서비스업 51%로 이뤄졌다. 이 정도 구성비면 상당한 생산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교역 내용을 보면 이를 파악할 수 있다. 2016년 기준 이란의 수출은 875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22.2%, 인도 9.9%, 터키 8.4%, 일본 4.5%의 비율로 수출했다. 품목은 석유가 80%지만 석유화학은 물론 자동차(6만 대 정도)도 상당히 수출 효자다. 나머지는 전통의 상품인 과일과 견과류, 양탄자가 차지한다.

수입은 621억 달러에 이른다. 특이한 것은 구성이 아랍에미리트( UAE ) 39.6%, 중국 21.4%, 한국 4.7%, 터키 4.6% 순이라는 사실이다. UAE 는 중계 무역이 대부분이므로 이란의 수입선에서 한국은 중국 다음의 2위라는 이야기다. 수입 구성을 보면 산업용 중간재(46%), 생산재(35%), 소비재(19%)로 이뤄졌다. 석유와 가스는 물론 연간 100만~160만 대를 생산하는 자동차 산업도 있고 튼튼한 농업도 있는 등 이란은 잘만 운영하면 국민이 윤택하기 살기에 충분한 바탕이 있다.

이번 시위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이란의 최대 문제로 정부가 패권경쟁에 천문학적 자금을 쓰는 동안 국민의 삶은 초라해졌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이란 정부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중동 각지에 수출해 군주제를 타파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군주제 국가들도 그리 만만치 않다.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란은 매년 수십~수백억 달러를 들여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에서 숙적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어왔다. 시위대의 요구는 이런 '이데올로기적인' 전쟁에 돈을 쓰지 말고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 AP =연합뉴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미국 등이 개입해 시위 사태가 벌어졌다는 상투적인 선전에 나서고 있다. 미봉책과 선전술로 사태의 본질을 덮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의 삶을 국가 아젠다 우선순위에 놓고 경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일자리 부족과 종교인 특권, 그리고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국민의 삶보다 혁명 수출을 앞세우는 ‘비실용적 상황’에 분노한다. 청년 분노조절에 이란 미래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40년 전 벌어진 이슬람 혁명도 이러한 ‘생활의 불만’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25&aid=000278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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