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어벤져스3 오역’ 박지훈 퇴출”… 길 잃은 청와대 청원

  • note
  • 조회 1984
  • 2018.04.27 00:16
  • 문서주소 - https://threppa.com/bbs/board.php?bo_table=0202&wr_id=211345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의 한국어 자막 오역에 뿔난 관객들이 엉뚱하게도 청와대로 달려갔다.

25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지훈 번역가의 작품(번역) 참여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온라인상에서 관련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불과 하루 만에 18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이 청원에 서명을 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자는 “지금까지 영화에서 수많은 오역을 하여 각종 비난과 퇴출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박지훈 번역가의 작품(번역) 참여를 반대하고 퇴출을 원한다”며 “이 번역가의 영어 실력이 기본도 안 돼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도 인지할 수 있는 정도”라고 일갈했다.

해당 논란은 박지훈 번역가가 번역을 맡은 ‘어벤져스3’의 한국어 자막 중 두 군데 오역이 발견된 데에서 비롯됐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의 대사가 문제가 됐다.

극의 흐름상 매우 중요한 대목이었는데 해석이 잘못되면서 전체적인 뉘앙스가 다르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특히 쿠키영상에 등장하는 닉 퓨리의 대사는 미국식 욕설(mother fuxxxx)이었는데 ‘어머니’로 해석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을 키웠다.

논란이 더욱 거세진 이유는 ‘어벤져스3’가 워낙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는 작품인 데다 박지훈 번역가의 오역 논란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앞서 그가 번역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캡틴 아메리가 시빌 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007 스카이폴’ 등에서도 오역 및 여성 비하적 표현 관련 비판이 일었다.

청원자는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영화 배급사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박지훈 번역가를 익명 처리하여 계속 일감을 주고 있어 많은 팬들의 문화생활에 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노한 영화 팬들의 심정은 십분 이해되나 이 같은 문제로 청원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하는 건 ‘번지수가 잘못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영화의 번역 오류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는 일이라 보기 힘들뿐더러, 개인의 영리 활동은 정부 차원에서 제한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수차례 엉뚱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된 바 있다. 이를테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오달수를 구제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오르기도 했다. 정부가 국민소통을 통한 사회제도 개선을 위해 도입한 이 제도의 의미를 자칫 퇴색시키는 일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명백한 불만사항이 있을 경우 자신의 요구사항을 신속·정확하게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그 주체를 명확히 인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어벤져스3’의 수입·배급사는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311788&code=61181511&cp=nv

추천 0 비추천 0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