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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 darimy
  • 조회 1639
  • 2019.08.18 15:16

노인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금준경 기자 입력 2019.08.17. 18:33

노인의 디지털 소외, 생활에 불편 겪고 허위정보에도 취약 기술 및 허위정보 교육 이뤄지지만 일부만 수혜, 노인 내 수준차도 고려해야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안 간다니까 왜 물어보냐."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 가운데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가는 식당'편의 도입부다. 박막례 할머니는 키오스크(무인 판매기) 기계가 있는 햄버거 가게에 가자는 손녀의 말에 화를 낸다. "(그런 가게는) 바로 나와부러. 안 들어가. 너는 거기 가서 먹고 나는 (주문을 받는) 사람 있는 데 가서 먹으면 안 되냐. (기계 조작이) 그게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자존심 상하잖어."

가게에 입장한 박막례 할머니는 한참을 헤맨다. '불고기 버거'를 주문하고 싶었지만 수 많은 메뉴 가운데서 찾지 못한 채 시간이 초과해 여러번 다시 도전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메뉴를 선택했지만 카드 투입구를 찾지 못한다.

▲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 키오스크 기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담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편.

디지털 시대, 소외되는 노인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18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정보 취약계층 가운데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3.1%로 취약계층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디지털정보화 접근 수준은 90.1%에 달했지만 디지털정보를 이용하는 역량 및 활용 수준은 각각 50.0%와 62.8%에 그쳤다. 접근은 하지만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지 못해 키오스크 기기가 있는 식당을 피한다. 명절 때는 기차표를 예매하러 이른 새벽에 일어나 역에 달려가 줄을 선다.인터넷으로 공문서를 다운로드하지 못해 일일이 공공기관을 찾아다녀야 하고, 간단한 은행 거래를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택시를 타려 해도 카카오택시 이용자와 달리 길가에 나와 지나가는 택시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야 한다.

지난해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주최한 미디어 교육 컨퍼런스에서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디지털 역량이 삶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가 2017년 실시한 '노인집단 내 정보격차와 그에 따른 삶의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독거노인, 부부노인 가구가 3세대가 함께 사는 노인들보다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 활용성은 물론 삶의 만족도까지 떨어졌다.

허위정보(가짜뉴스)와 노인 소외 현상이 관련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허위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추적한 기획기사를 선보인 김완 한겨레 기자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컨퍼런스에서 취재 과정에서 파악한 허위정보 유포 채팅방의 90% 이상이 중장년층이 소속된 방이라고 했다. 대부분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는 가운데 틈틈이 정치적 현안에 대한 글도 올라오는 식이다. 김완 기자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한 눈에 봐도 진위를 의심할만한 수준인데, 진위 판단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에 따라 자신이 바라는 정보를 받아들인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전쟁을 겪었고 산업화에 기여했지만, 정치민주화는 자신들의 몫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해 살았으나 조명 받지 못했고, 199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문화에 적응 못하면서 소외를 경험했다. 사회적 소외를 받는 이들 입장에서 디지털은 위안을 주고, 자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게 해줬다."

허위정보 현상의 원인이 무조건 디지털 소외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태극기 집회 세력의 주장과 사회 보편적인 정서의 격차가 큰 것처럼 단절된 노인 집단이 특수성이 강해지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한 축이 됐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연계한 교육을 해온 정수진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 마을미디어연구소장은 "미디어 활용도에 차이가 있고, 쓰는 미디어 플랫폼에 차이가 나고, 그 결과 문화가 달라지고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달라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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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v.daum.net/v/20190817183311328





*  저학력 저소득 고령 영남 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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