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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병이란

  • 테드창
  • 조회 730
  • 2020.05.22 17:45
  • 문서주소 - https://threppa.com/bbs/board.php?bo_table=0202&wr_id=278175
중국의 민중들은 대약진 운동의 처참한 실패를 보면서 중국공산당의 통치능력에 대해서 심대한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국가를 다시 통일시킨 사람이며 원론적으로는 좋은 말만 하는 마오쩌둥의 신격화가 가중되었다. 무조건적인 원칙에 대한 숭배가 벌어지는 것이다.

마오쩌둥이 원칙적으로 하는 말은 사실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함께 고생하고 함께 이겨내자." 문제는 좋은 말도 해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홍위병이 자발적으로 생성되긴 했지만, 마치 이슬람 근본주의 같은 무시무시한 과격파가 형성되기에 이른 것이다.
 결국 극단주의로 흐른 젊은이들은 감히 마오쩌둥을 공격할 생각은 못하고 이게 다 관료주의와 우리 사이에 숨어있는 옛 문화의 잔재 때문이다라며 관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까는 이유는 다양했다. "경직된 관료", "주자파", "숨어있는 우파", "장제스의 똘마니" 등등... 사실 당시 관료주의가 폐해로 지적된 건 맞긴 했으나 그렇다고 나라를 결딴 내면 어쩌자는 거냐다. 사실 당초 공격 대상은 부패한 관료와 마오주의를 안 따르는 관료 및 옛 문화의 잔재들이었으나, 역시나 통제가 안 되는 집단들인지라 얼마 가지 않아 사회 각 분야로 번지게 된다
 청소년들이 교수, 예술가, 학자 등등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을 끌고 나와서 길거리에서 공개처벌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핵미사일을 만드는 로켓 과학자들까지 반동 지식인으로 몰아서 두들겨 패고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버렸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 인생(영화)을 보면 이 당시의 미친 상황이 잘 드러나 있다. 주인공 부부가 임신한 딸을 데리고 대학병원에 갔더니 의사인 교수는 홍위병들에게 끌려가고 교재 좀 본 것 말고는 실습조차 해 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의사랍시고 대리를 뛰고 있고, 결국 공산당원인 사위의 힘을 빌어 전문의를 데려왔는데 그 전문의는 잔뜩 굶은 상태라 주인공이 사온 만터우를 급히 먹다가 체한 뒤 기절하고 딸은 아이를 낳다가 제대로 된 도움이 이루어지지 않아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거기에 주자파로부터 정권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정부기관을 무력으로 장악하기도 하고, 각 부처 장관들을 습격해 납치하거나 아예 때려죽이는가 하면 국가 문서고를 공격해서 기밀문서들까지 반동으로 몰아 불태우고 혁명외교를 하자고 외국 외교관들을 조리돌리고 모욕주는 온갖 깽판을 쳐서 중국의 관료제를 사실상 붕괴시키고 국제적 위상을 똥통에 처박아버렸다. 거기에 음악과 무술, 전통 문화 등은 죄다 부르주아 시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며 금지, 마오쩌둥의 전투적인 지시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길거리의 모든 거리 이름과 간판 등을 죄다 '화약냄새'나 폭탄 따위, 그 외 혁명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으로 바꿔버리고 유명한 식당도 미식은 부르주아적이라면서 부수거나 죽과 만터우만 팔도록 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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