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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화약고 된 옛 소련 국가들…러시아 그늘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 인텔리전스
  • 조회 553
  • 2022.09.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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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73668?sid=104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소속이었던 캅카스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옮겨붙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 주변 다민족 국가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면서 국가·민족 간 해묵은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무기력한 러시아 확인한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충돌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캅카스(코카서스) 지역의 앙숙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평화협정을 맺은지 2년 만에 다시 무력 충돌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3~14일 벌어진 무력 충돌로 양국 병사 2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국의 교전은 이틀 만에 휴전으로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구소련 구성원이었던 양국은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오랜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소련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했지만, 인구는 아르메니아계가 다수인 탓에 오랜 분쟁을 겪어왔다.


이번 교전은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위상이 흔들리자 튀르키예와 가까운 아제르바이잔은 이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인정해달라고 아르메니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톰 드 월 카네기 유럽 선임 연구원은 “아제르바이잔은 이 지정학적 순간, 특히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진행되는 지금 매우 자신감을 느낀다”며 “(아제르바이잔의 이번 침공은) 아르메니아를 방어하겠다는 러시아의 약속을 시험하는 것 같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 주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개입을 요청했지만 CSTO는 진상 조사단 파견을 결정하는 데 그쳤다. 알렌 시모냔 아르메니아 국회의장은 “우리는 매우 불만족스럽다” 며 “CSTO는 총알이 없는 권총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에 고개드는 민족·국경·수자원 갈등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탱크, 박격포, 로켓포, 드론을 동원해 무력 충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은 시민 24명이 사망하고 국경지대 주민 13만7000명이 대피했다. 타지키스탄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5명은 이슬람 사원에 있던 중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두 나라는 러시아의 중재로 16일 휴전에 합의한 상태다. 휴전에도 불구하고 분쟁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분쟁지역의 영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모두 러시아와 옛 소련 소속 중앙아시아 5개국으로 이뤄진 CSTO 회원국이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980km에 달하는 양국 국경 가운데 580km만 확정되고, 나머지 400km 구간의 영유권이 정해지지 않아 수시로 분쟁이 발생했다. 특히 국경지대 이스파라 강 상류에 저수 시설이 있어 가뭄이 심해지면 양국 간 물 분쟁이 벌어지곤 했다. 기후변화의 여파로 이 같은 충돌은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 영토의 카라칼파크스탄에서 벌어진 시위도 물 부족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분리주의 움직임에 불안을 느껴 카라칼파스크탄의 자치권을 박탈하는 개헌안을 마련하자 아랄해 고갈과 환경오염으로 빈곤에 시달리던 이 지역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개헌안은 철회됐으나 우즈베키스탄에는 한 달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러시아 영향력 약화의 비틈 노리는 미국과 중국



카자흐스탄은 지난 1월 CSTO의 힘을 빌려 자국 내 반정부 시위를 진압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조하지 않고 자칭 우크라이나 내에 건설된 친러 성향 도네츠크·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승인도 거부하는 등 중립행보를 보였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카자흐스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국가”라며 주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러시아의 힘이 약해진 틈을 미국과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를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은 “평화롭고 번영하며 민주적인 아르메니아와 안정적이고 안전한 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순방 지역으로 중앙아시아를 선택하는 등 이 지역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지난 14일 시 주석 방문 당시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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