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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나물’ 알고보니 ‘중금속 범벅’ 도로변 쑥·냉이 “먹지마세요”

  • 검은안개
  • 조회 778
  • 2023.03.25 16:23
  • 문서주소 - https://threppa.com/bbs/board.php?bo_table=0202&wr_id=375513

“사람들도 많은 곳에서 나물을 왜 캐나. 캐는 사람도 알 거야”

지난 23일 오후 2시쯤 이촌한강공원. 완연한 봄 날씨에 시민들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봄이 왔음을 실감케 했다. 평일인데도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편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만개한 개나리꽃만큼이나 환하고 밝았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젊은 부부, 게이트볼을 즐기는 시민들 등 다양한 시민들이 봄 날씨를 즐겼다. 봄옷을 차려입은 가족 단위 나이들이 객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과 함께 샛노란 개나리꽃 스마트폰에 담기 바쁘게 아이들은 봄바람에 맞으며 쉴 새 없이 뛰어다니기 바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날이 따뜻해지면 산책로 변이나 나무 밑 풀숲에서 쑥을 비롯해 달래, 냉이 등을 캐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한 손에는 비닐봉지 다른 손에는 칼을 쥐고 쪼그려 앉아 나물 캐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나물을 캐고 있는 한 시민을 무심히 바라보던 안모(63)씨는 “왜 저럴까 뻔히 알텐데...쯧쯧쯧”혀 끝을 차며 “특히 오늘같이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 나물 캐서 먹고 싶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공원 관계자가 나서서 단속해야 하지 않나”라고도 했다.

김모(75)씨는 “어릴 땐 어머니가 캐준 나물로 밥 많이 해 먹었지. 요즘은 찝찝해서 줘도 못 먹는다”며 미간을 찌푸린 표정으로 말했다.

3시쯤 반포대교 잠수교 인근 넓은 공터도 다르지 않았다. 곳곳에서 시민들 분주히 이동하면서 봄나물 캐고 있었다. 위로 보이는 강변북로는 상습 정체 구간답게 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메케한 매연이 뿜어내고 있었다.

낚시대를 고정시켜 둔 채 갈대밭에서 쑥을 캐고 있던 김모(65)씨는 “많이 먹지는 않는다. 재미로 캔다”며 “이 나이에 시장가서 사서 먹기도 그렇고, 반찬 삼아 먹을 때만 조금 캔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 속 도로나 하천 변에서 자라는 봄나물의 경우 농산물 허용기준보다 많은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봄나물로 건강을 지키려다가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로변 쑥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납이나 카드뮴은 고혈압, 호르몬계 이상, 간 손상 등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세계일보 전화 통화에서 “서울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 따라 공원 내에서 쑥 등 채취는 금지행위인 식물 훼손으로 보고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며 “가능하면 계도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5년 전국 야산, 들녘, 도심 하천과 도로변 등에서 자라라는 야생 봄나물 채취해 조사한 결과 하천변과 도로변 등에서 채취한 봄나물 343건 중 24건(7.0%)에서 납 1.3ppm까지, 카드뮴 0.6ppm까지 검출됐다. 해당 수치는 농산물의 중금속 허용기준보다 높은 것이다.

또 오염 지역에서 채취한 봄나물을 세척했다고 해도 섭취는 피해야 한다. 물로 세척할 경우 씻겨 내려가는 흙이나 잔류 농약과 달리 쑥, 냉이 등 들어간 중금속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봄의 미각을 제대로 즐기려면 공기가 깨끗한 시골에서 채취한 봄나물을 먹어야 한다.

또 흔히 먹는 고사리, 두릅, 냉이 등도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서 먹어야 한다. 주로 날로 먹는 달래, 참나물, 돌나물, 씀바귀 등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해 식중독균 및 잔류농약 등 유해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봄나물과 유사한 독초를 섭취하는 사례도 매년 발생한다. 10년 동안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섭취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25건(86명·2021년 기준) 발생했다. 이 중에는 사망사례(3명)까지 있었다. 사고는 주로 봄철인 2월에서 5월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 봄철에 독초로 인한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봄에는 꽃이 피기 전 싹이 돋아나는 시기이므로 봄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봄나물 채취 시 ▲경험이 없는 사람은 봄나물의 구분이 쉽지 않으므로 가급적 채취하지 말고 ▲채취 할 때는 봄나물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익혀야 하며 ▲봄나물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일반인은 봄나물과 독초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지나가다가 보더라도 채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며 “전문가가 채취한 봄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독초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 방법”이라고 말했다.

http://v.daum.net/v/2023032507030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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