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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폭염 속 ‘물 한 모금’ 못 마셔… 코스트코 노동자 사망은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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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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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코스트코 경기 하남점에서는 카트 근로자로 근무하던 A씨(31)가 쇼핑 카트를 정리하던 중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하남시에는 낮 최고 기온이 33℃까지 치솟으며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A씨는 매시간 200개 안팎의 카트를 주차장에서 수거해 매장 입구로 옮기는 일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프다고 보고해도 당장 인력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에서 누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하남점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고인이 근무했던 부서 휴게실은 근무지(주차장)에서 왕복 10분이 걸린다. 휴게 시간(15분)의 2/3를 이동 시간으로 허비하는 것이다. 휴게 시설에는 등받이 의자 1개, 욕실 의자 4개가 비치돼 일부 인원은 휴게 시간에도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한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위반이라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들은 “만약 고인이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었더라면,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면, 노동조합의 요구대로 충분히 쉴 수 있는 병가제도가 있었더라면, 서서 일하는 강도를 줄이기 위해 의자를 비치하고, 폭염시 휴식 시간이 강제되었다면”이라며 “무엇보다 고인이 사망 전 호흡이 힘들다고 보고했을 때 그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었다면 (A씨를) 살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코스트코 하남점이 노동부의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 기본수칙’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기상청이 폭염 주의보, 폭염 경보를 발령했을 경우 △시원하고 깨끗한 물 제공 △근로자가 일하는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그늘진 장소 마련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 규칙적 휴식 △무더위 시간대 옥외 작업(14~17시) 최소화 △온열질환 발생 우려 등 급박한 위험으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즉시 조치 등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들은 “만 29세, 서른도 되지 않은 꽃다운 청춘이 아프다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는 전체 직원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약속하라”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황망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족한 카트 인력을 메꾸기는커녕 냉방시설 비용 절감, 인력 돌려막기 등 사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하남점장은 자숙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코스트코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뒤 대처를 보면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이 포착된다. 사망 사고 발생 경위를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아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려고 했다”며 “사망진단서의 사망 경위가 변경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코스트코가 사고에 대처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부를 향해 “이번 코스트코 하남점 노동자 사망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돈만 주면 다인 줄 아는 천박한 코스트코의 인식이 있는 한 사고는 반복된다. 즉각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발 벗고 나서 제도개선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 노동자의 부친 김길성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죽어간 아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원통하다”며 “우리는 돈 없고 빽 없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코스트코라는 글로벌 거대 기업과 우리나라 최고 로펌인 김앤장을 상대로 유가족이 산재 처리를 입증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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