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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돼야 잘하는 한국. 크림빵뺑소니 부실수사 지적에 사망뺑소니 전원검거.

  • 고발
  • 조회 26306
  • 2015.11.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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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올해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 뺑소니 사건 피의자를 모두 검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은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사망 뺑소니 사고 125건의 가해 운전자 125명 전원을 검거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이처럼 올해 사망 뺑소니 사고 피의자를 모두 검거한 것은 1월 국민적 안타까움을 자아낸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당시 강하게 제기된 초동수사 부실 지적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뺑소니 사고가 발생하면 뺑소니 전담팀뿐 아니라 일반 교통사고조사나 형사 등 모든 기능을 동원하라는 경찰청장 특별지시에 따라 초기 대응·수사에 집중하게 되면서 검거율이 올라갔다는 게 경찰의 설명.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안타까운 사연으로 네티즌이 먼저 움직이고 이슈가 되자 경찰들이 움직였습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다들 잘 아실테죠.

 

 

 

 

 

 

화물차기사로 일하며 만삭 아내의 교원임용시험을 뒷바라지 하던 29세 가장이 귀가하는 도중 무단횡단을 하다 뺑소니 사고를 당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벽 귀가 도중 일어나는 뺑소니 사고는 한 주에 두세번씩 벌어지는 일이었고 보도 당시에 지역 뉴스자막으로 한줄 출력되는 어떤 의미론 흔한 사고였습니다.

 

사고가 난 뒤 며칠 뒤인 2015년 1월 19일 SBS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에서 이 사건이 보도되었고, 이후 보배드림을 중심으로 인터넷상에 크림빵 아빠를 아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4월에 출산 예정인 아내

 

를 뒷바라지하며 성실하게 일해온 소시민이 뺑소니를 당해 비명횡사하고 말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집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고를 크림빵 아빠 사고라 부르며 경찰이 드문드문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네티즌 수사대를 꾸려 추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은 크림빵 아빠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뺑소니 사고는 흔한 일이고 사고 특성상 네티즌들이 모여봐야 (인터넷으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가 되려 네티즌을 자극해 여론을 움직였죠.

 

일개 뺑소니 사고에 직접수사인력이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한 전시행정이란 비판과 역차별등의 형평성 논란이 나왔고, 경찰은 빠른 검거를 통한 실적으로 답하겠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CCTV 확보의 어려움에 수사가 종료될 것이란 내용이 보도되자 어느 청주시 공무원을 자처하는 이가 

 

"나는 청주시 공무원인데, 청주시는 도로변을 찍는 CCTV를 설치했다. CCTV 영상이 없다면 저것을 확인 하는게 어떤가?"

 

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경찰이 뒤늦게 CCTV 영상을 손에 넣어 수사가 재개 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경찰은 실제 범인의 차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의 차를 범인으로 오인하고 그 차가 찍힌 CCTV를 공개합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경찰이 잘못 공개한 CCTV의 찍힌 BMW 5시리즈 차주는 차량의 수리 사진이 올라와 있었던 한 수리센터 블로그가 퍼져나가자 여러 네티즌들이 그 블로그로 들어가 차주에 대한 마녀사냥이나 혹은 성지순례 식으로 사건을 

 

비하하는 악플을 남기는 등 한바탕 아수라장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밝혀진 범인의 차량은 BMW 5시리즈가 아닌 윈스톰(쉐보레 캡티바)이었습니다.

 

이건 모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네티즌들이 잘못 분석한게 아니라 경찰이 CCTV를 잘못 공개한 것입니다.

 

아무튼 압박을 느낀 범인인 자수 아닌 자수를 했죠.

 

 

 

 

2월 11일, 검찰은 피의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고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사고 발생후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주를 했다고..

 

이런 와중에도 피해자의 아버지는 수사중인 피의자를 만나 죄값을 치루고 난 후에 내 아들 몫까지 열심히 살아달라고 거듭 용서를 했다고 합니다.

 

2015년 7월 8일,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문성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등으로 구속 기소된 허 모씨(37)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허 모씨의 음주운전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건을 은폐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부 피해자탓으로 돌리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었죠. 

 

당연히 이런 어이없는 판결에 네티즌들과 반발이 거셌습니다. 

 

아무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자동차 수리 회사의 이력 등을 통해 생각보다 쉽게 잡을 수 있었다는 논란이 일자 경찰청장의 특별지시가 내려왔고, 이후 100% 검거를 했습니다.

 

충북의 뺑소니 사망사고는 1년에 많아야 10건 정도입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범인 검거율이 높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연간 300여건 발생하는 뺑소니 부상사고의 경우 범인 검거율은 80%대로 뚝 떨어집니다.

 

크림빵 아빠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만성적인 수사 인력 부족 탓에 범인 검거에 심혈을 기울여 접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죠.

 

이번 사건은 수사력을 집중 투입하면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결과적으로 허씨는 붙잡혔지만 크림빵 아빠라는 스토리가 없었다면 강씨의 죽음도 자칫 억울하게 묻힌 채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을지 모를 일인 것이죠.

 

여론의 주목을 받거나 상급기관의 질타가 쏟아지는 사건이 아니면 외면하는 악습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돼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억울한 죽음이나 사고 앞에서는 크림빵 아빠 사연 못지않은 절절함이 묻어 있습니다.

 

 


 

<이 칼럼 및 기사는 커뮤니티 쓰레빠닷컴에서 선정된 회원들이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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