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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이 알코올·니코틴·도박중독 부를수도 [기사]

  • Homework
  • 조회 1603
  • 2017.12.11 19:00
다른 중독에 빠지는 `중독공존`…전연령대 중 20대가 가장 취약
자녀 스마트폰 무조건 막기보다 특정 날짜에만 제한 허용 유도

요즘 초·중·고교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놓고 갈등을 빚는 가정이 많다. 인터넷 '맘카페'에는 "초등학생 아이가 자기만 없다고 조르는데 사줄 수도 안 사줄 수도 없어 난감하다"는 것부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초등학생 스마트폰 사용을 불법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중독이 알코올이나 니코틴, 도박 등 다른 중독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만큼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대한 논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상규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립춘천병원, 춘천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춘천시의 20대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통해 알코올·니코틴·도박·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이 또 다른 중독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규명했다. 중독은 크게 술이나 담배 등에 의존하는 물질 중독과 도박·인터넷·스마트폰 사용 등 특정 활동에 집착하는 행위 중독으로 나뉜다. 이 교수는 "나이 드신 분들은 술·담배·도박 중독을 함께 가진 경우가 많다. 인터넷·스마트폰에 과몰입하는 2030세대도 나이가 들면서 술·담배 도박 등 '중독공존' 에 빠질 개연성이 높다"며 "국가와 지역사회가 장기적이고 계획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팀이 밝힌 다섯 가지 중독 간 연관성을 보면 술·담배를 하면서 도박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식으로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 간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알코올·니코틴·도박 중독 등 세 가지 중독 간 연관성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 간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인터넷 과몰입이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턱대고 뺏거나 사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나무의 한 쪽 가지가 노랗게 변했다고 잘라내면 잘 자랄 수 있겠는가? 당장 눈앞의 문제행동을 없앤다고 해도 뿌리 깊은 원인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한 부모의 눈을 피해 문제행동을 계속하거나 다른 종류의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때문에 이 교수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면 관계형성에도 나쁘고 아이가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면서도 온전히 즐겁지 않다. 벼랑 끝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얼마나 재미있기에 몰두하는지 같이 해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른 활동을 함께 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자녀의 사용 시간을 제한하기보다 날짜를 정해 '스마트폰·인터넷 안 하는 날'을 두거나 바구니를 만들어서 온가족이 스마트폰을 넣어두고 사용하지 않는 ' OFF 타임'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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