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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82년생 김지영 후기

  • 쓰레빠exz928
  • 조회 1002
  • 2019.10.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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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까더라도 알고 까자는 주의기에 깔 대상 있으면 내눈으로 확인하고 관련자료 찾아봄. 엄복동 걸캅스 캡틴마블 모두 영화관에서 봤음. 페미니즘의 경우도 한참 논란됐을 때 예전 여성민우회, 언니네 자료부터 메갈 워마드 등등과 윤김지영 강의 등등 찾아보고 반박/분석자료들 교차확인 하면서 정신병이라 결론내림.

 


82년생 김지영 또한 원작은 진작에 읽어봤고, 영화도 보고옴. 내 주관이기에 왜봤냐 돈썩어나냐 등등의 비아냥은 적당히 해주길 바람.

후기))

1. 원작과는 다름. 이게 긍정적인 변화인지 더 교활해졌다고 해야할진 판단이 안되지만 최소한 원작의 그 말도 안되는 극단적인 자기연민과 남성혐오는 많이 희석되어 있음. 영화에서의 김지영은 '내가 한남들 이런이런 짓 때문에 피해보고 괴로웠어.' 가 아닌 '난 이래서 힘들었고 이것에 대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했어.' 라고 말함. 그 주장이 근거가 빈약하거나 이기적이거나 때론 정신병적 자기연민이 뭍어나지만 최소한 기저에 남성혐오를 진하게 깔던 원작과는 포지셔닝이 다름.  

2. 그러나 여전히 공감은 어려움. 최소한 들어볼법한 김지영의 이야기가 된것은 사실이나, 너무 어설프고 헐거움. 그래서? 대체 무엇을? 일견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지만 한결같이 과잉된 감정에 매몰된채로 무엇하나 바꾸질 못함. 이해와 공감, 위로를 원하면서도, 남편의 포지션을 비현실적일만큼 순종적으로 설정해두고도 신파와 감정적 매몰 사이에 논리적 이해와 접근, 해결에 대한 한줄기 동아줄 마저도 내밀지 않음.

가장 이해가 안됐던건 남녀의 문제가 아닌 사람과 사회문제에 따른 갈등마저도 여자라는 틀속에 강제로 우겨넣고 일반화 하는 모습들. 여자들이 그런 문제를 겪고있다는걸 부정하진 않음. 하지만 그게 여자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단정지어 버리고 논리적 접근은 감정의 방패를 내세워 차단해버림. '빙의'라는 영화적 장치는 수많은 여성차별을 설명하는것 뿐만 아니라 비현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성적인 접근을 차단하는 수단임. 오직 '여자라서 아팠고 슬펐고 괴로웠어.' 라는 감정을 끊임없이 부르짖음. '네가 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너 또한 김지영이다' 그게 이 영화의 전부임.

3. 그래서 허무함. 힘들고 슬픈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쩌라는질 모르겠음. 그 감정적 매몰외에 어떤것도 남아있질 않음. 뭔가를 바꾸려고도, 변하려고도, 하다못해 남편과 이혼후 홀로서겠다는 사골국물조차 없음. 물론 원작보단 훨씬 좋았던 결말이 있긴하지만, 어디까지나 구색맞추기임. 혐오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진한 자기연민과 무조건 적인 공감을 채웠을 뿐 남는건 없음. 차라리 아예 세미다큐 형식의 여성차별사례모음 극화버전 이라면 이해가 갔을정도. 

4. 영화관엔 40대 이상부터 60대까지의 여성분들이 많았고 그분들이 공감하고 눈물짓는건 이해가 갔음. 딱 그세대가 가장 공감할만한 내용이였고 어디에 풀데 없이 켜켜히 쌓여있던 묵은감정을 드러내서 이야기해줬다는 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가치임. 딱 거기까지임.

5. 아마 82년생김지영 이라는 원작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졌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진 않았을 것 같음. 실제로 이 영화는 남자로서 불편한 부분이 물론있지만 어머니세대 그리고 현재 일부 잔존하는 차별에 대한 한풀이 정도에 그칠 뿐이라 흔하디 흔한 iptv행 b급 영화로 취급 받았을거야. 논란때문에 부각이 된거지 냉정히 말해 만듦새나 영화적 완성도는 낙제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임. 그마저도 배우들 호연이 7할은 차지하고. 

6. 영화는 100만은 넘길거야. 다른건 둘째치고 어머니세대가 울면서 보기엔 너무 좋은 영화거든. 체험없이 학습된 혐오를 떠드는 부류야 말만 앞설뿐이지만 적어도 그 세대 분들은 경험자고 피해자니까. 앞에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72년생 김지영만 됐어도 공감받을 여지가 충분해.

7. 점심 뭐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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