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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별시민은 왜 망했나?

  • 등푸른꽁치
  • 조회 2723
  • 2017.06.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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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망한 이유는 굳이 영화로 만들지 않고 무한도전 같은 예능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주제를 위해 굳이 영화라는 매체를 동원했다는 데에서 기인하는듯 싶다.
특별시민은, 영화에는 주제가 전부가 아니라, 그 주제가 어째서 영화를 통해 전달되어야 했는지 분명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영화의 기본중의 기본에 전혀 충실하지 못한 영화였다는 얘기다. 

예컨데 영화 내부자들은, 이미 강렬하게 전달된 영화의 주제를 부연하는 대신, 서사를 통해 상황과 환경과 인물을 묘사하고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전달했다. 즉, 내부자들은 영화가 아니면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영화적 정체성과 거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충분히 지니고 있는 작품이었다.

반면에 영화 특별시민은 영화를 위해 주제가 필요한게 아니라, 주제를 위해 영화가 필요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관객은 영화 시작 1분 만에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이미 간파했다. 이제 영화 시작 1분 후 부터, 관객들은 주제 이 전에, 이 영화가 영화로써 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 무엇인지가 관심이다. 그런데 영화는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를 통해 나머지 전체 상영시간을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반복 설명하는 데 할애한다. 정작 영화적 재미는 과거의 흔한 드라마, 혹은 심지어 예능에서 조차 접할 수 있었던 흔해빠진 설정들과 캐릭터들을 나열하기 바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 특별시민은 굳이  배우, 인물, 대사, 음향, 공간, 시간 등으로 이루어진  영화매체가 아니었어도, 단 한장의 포스터나 피켓으로도 주제 전달이 충분했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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