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서울 한 사립초등학교 수련회에서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 학생 가운데에는 모 재벌그룹 손자와 탤런트 윤손하 아들이 포함돼 있는데요.
피해자 주장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총 4명입니다. 한 급우를 이불안에 가두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했습니다. 물비누를 넣은 바나나우유도 강제로 먹였습니다.
피해 아동은 '횡문근융해증'을 진단 받았습니다. 근육이 괴사돼 생기는 병입니다. 독성 세포가 신장 기능을 떨어뜨려, 신부전증 등 합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병이 생긴 원인은 '외상성'입니다. 외부적 타격이란 뜻입니다. 실제로 아동은 부모에게 "죽을 뻔 했다. 아이들이 담요 씌우고 마구 때렸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윤손하의 입장은 "사실과는 상당히 다르다"입니다. 사건을 보도한 SBS 뉴스를 향해 "피해 부모의 진술만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며 유감도 표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① 집단폭행의 강도 : 피해 아동은 "(담요 안에 있었는데) 누가 깔아뭉갰다", "애들이 담요 씌우고 나를 막 때렸다", "나 죽을 뻔 했어" 등 충격을 호소했습니다.
이 아동에 의하면 한 명은 담요를 강제로 잡았고요. 다른 2명은 야구방망이, 나무막대기로 폭행했습니다. 또 1명은 무릎으로 폭행했다는 증언입니다.
담임 교사의 진술도 신빙성을 더합니다. 교사는 "(이불을) 단 한 번만 눌러봐도 사람이 있다는 걸 알 텐데. 알면서도 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반 급우도 동일한 진술을 했다는데요. 한 남학생이 교사에게 "사실은 (피해 아동이) 있는지 알고도 누구누구는 계속 밟았다"고 말했습니다.
☞ 윤손하 :
한줄 요약하면, '친구들끼리의 단순한 장난'이라는 입장입니다.
"무차별 집단 폭력은 사실과 상당 부분 다릅니다. 방에서 이불 등으로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던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여러 겹 이불로 누르던 건 몇 초도 되지 않습니다."
'야구방망이'도 일반적인 물건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흔히 아이들이 갖고 놀던 스티로폼으로 감싸진 플라스틱 방망이입니다.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었습니다."
② 물비누 바나나우유 : 피해 아동이 밤에 물을 찾았습니다. 그러자 가해 학생들은 바나나우유 용기에 담긴 물비누를 우유라며 강제로 먹였다고 합니다.
☞ 윤손하 : 이 역시 '장난' 혹은 '오해'라고 반박했습니다.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고, 사실이 아님이 판명됐습니다. 단순히 피해 아이가 바나나 우유 모양을 한 물건을 아이들과 같이 확인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피해 아동이) 살짝 맛을 보다 뱉은 일이 전부입니다."
③ 압력 행사 의혹 : 학교폭력위원회에서는 가해 아동들에게 '조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피해 아동에 대한 조치도 없었습니다. 고의 폭행이 아니라고 결론낸 겁니다.
이에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압력'을 우려했습니다. "가해자 명단에 A군(재벌총수 손자)이 없다. 모든 아이들 진술서에서 빠져 있더라"고 말했습니다.
유명인이기에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유명인의 아들이라 보호받고, 진실이 감춰지고... 아이들을 선도하고 지도해야 할 위치에 있는 분들이 그러면 애들이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 (피해아동 어머니)
교장의 녹취록도 SBS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어머니 애 데리고 나갈거 아니에요? 이 일 끝나면 어떻게 이런 아이를 이런 학교에 보내려고 하시겠어요? (중략) 교육청 하나도 안 무서워요." (교장)
☞ 윤손하 :
압력 행사 의혹도 '사실무근'으로 대응했습니다.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유명인이라 피해를 봤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피해 아이 부모를 만나 이유 불문하고 눈물로 사죄했습니다. 필요한 조치도 약속했습니다만 쉽게 받아들여 주지 않으셨습니다.
유명인이라는 제 특수한 직업이 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도록 행동하거나 의도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제 직업이 저와 아이에게 너무 큰 상처로 남겨지게 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