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편 13명 외부검토진, 원고본 본 뒤
“박 대통령 사진, 다른 것으로 바꾸라”
“파독 간호사·광부, 경제개발에 의미없어”
더민주 국정화저지특위 “‘비선 집필진’들
13명의 우편향 수정권고 반영됐다”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국정 교과서 원고본에 게재된 사진이 이 사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박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이 원고본에 게재 된 사실은 외부검토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정교과서의 원고본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이 포함됐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국정교과서가 “올바른 역사를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추진돼 왔지만 실제로는 현 정권 홍보를 위한 ‘박근혜 교과서’를 만들려고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가 국사편찬위원회(국편)로부터 받은 ‘원고본 외부 검토보고서’를 보면, 국편 소속 외부 검토진은 고교 <한국사> 원고본 408쪽 사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선서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이라고 수정 권고를 했다. 애초 원고본에 박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이 실려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교과서를 집필할 때 현 정부에 관한 서술은 가급적 삼가고 굳이 쓰고자 할 때는 “○○년에 △△을 국정지표로 출범했다” 수준으로 간략히 한두 줄 쓰는 게 원칙인 편찬기준과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외부 검토진은 박 대통령의 사진을 아예 빼라고 지적하는 대신 취임 선서 말고 다른 사진으로 교체하라는 의견을 냈다. 결국 최근 공개된 현장검토본에는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는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표방하며 국정을 시작하였다"라는 내용만 사진없이 기술됐다.
이 외부 검토보고서는 국편이 따로 꾸린 13명의 외부 전문가들이 작성했다. 교육부 편찬심의위원회가 해야 할 원고본 검토 및 수정 권고를 외부 전문가 그룹을 따로 꾸려서 한 것으로, ‘비선 집필진’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외부 검토진에는 동북아역사재단, 국립중앙박물관 등 역사 관련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태평양,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전 육군사관학교 인사 등도 포함됐다.
더민주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는 “외부 검토보고서는 국편 직원 24명이 작성한 내부 검토보고서와는 다르게 수정 권고에 대한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심각한 우편향적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직원들이 외부 검토진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비선 집필진’이 돼 내린 수정 권고를 국정 교과서에 반영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낯짝도 두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