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거래 투자금 150억원 가로챈 혐의…숨진 3명 모두 수사대상
출국 이후 고소·진정 접수…"청부살해 가능성 수사중"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 남녀 3명이 국내에서 150억원대 투자 사기를 친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 사람 모두 거액의 사기 피의자로 이들의 사기 행각과 관련된 누군가가 청부살해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인 피살’ 필리핀으로 향하는 수사 전문가들 (영종도=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지난 11일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일어난 한국인 3명 총격 피살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을 지원할 수사 전문가 4명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파견되는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2016.10.13 toadboy@yna.co.kr
14일 경찰에 따르면 11일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사탕수수 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48)씨와 B(49·여)씨, C(52)씨는 투자법인의 경영진이며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에 J법인을 설립해 A씨는 대표를, B씨는 상무를, C씨는 전무를 각각 맡았고 아래에 사업자들을 둔 다단계 방식으로 해외통화 선물거래(FX마진거래) 투자금을 모아 회사를 약 1년여 동안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실제 법적인 부부 사이는 아니지만 부부 행세를 하고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전형적인 다단계 수법으로 거액을 가로채고 잠적했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 금액은 약 140억∼150억이다.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들은 각 경찰서에 8월 중순부터 고소장과 진정서를 내기 시작했다.
송파서는 8월 24일 진정서를, 수서서는 9월 13일과 이달 6일 고소장과 진정서를 각각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이 묻혀 있던 구덩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께 한국인 남녀 세 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필리핀 마닐라 북쪽 산페르난도시 외곽 사탕수수밭에 구덩이가 패어 있다. 현지 경찰은 이 구덩이에 피살된 남성 한 명이 반쯤 매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2016.10.13 hwangch@yna.co.kr
이들이 출국한 시점은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이다. A·C씨는 8월 16일 출국해 홍콩을 거쳐 관광비자로 필리핀에 입국했고 B씨는 같은 달 19일 필리핀으로 출국 했다.
이런 출국 시점은 피해자들의 고소·고발로 경찰 수사대상이 됐음을 눈치채고 관광비자를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세 사람이 15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만큼 투자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이들이 청부 살인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범행으로 거둔 거액의 수익금을 갖고 필리핀에 입국했다가 필리핀 현지에서 타깃이 됐을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세 사람이 각각 손과 발이 결박된 채 발견된 점을 두고 현지 경찰이 총격 후 바로 도주하는 필리핀의 청부살인 방식과 양상이 다르다는 소견을 내기도 해 내국인이 직접 필리핀 원정을 가 범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세 사람이 청부살해 됐을 가능성도 별도로 수사하고 있으며, 필리핀에 과학수사 전문 인력 등을 급파해 현지 수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