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제가 겪었던 일입니다.
젊었을 때 제가 라이프 가드를 잠깐 했는데
시합이 아니라 연습할 때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근처에 있었습니다.
저도 사실 싱크로 선수들이 나보다 수영 훨씬 잘하는 거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갑자기 어느 선수 하나가 뭔가 이상했습니다.
물에서 제자리에 떠 있는데 자꾸 저를 쳐다 봅니다.
제가 다가 갔는데
딱히 도와달라고도 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서로 어색하게 잠시 바라보고 있는데
경력 많은 분이 뒤에서 나한테 소리치더군요.
빨리 스파인보드 가지고 오라고
스파인보드는 119구조대가 가지고 다니는 들것과 비슷한데 가볍고 잘 떠요.
척추 부상자를 구할 때는 반드시 그걸 써야 합니다.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할 수 있는 사람이 문제가 생긴다면
100% 척추나 경추 부상입니다.
이 경우도 선수가 무리한 동작을 연습하다가 척추가 꺾여서
순간적으로 하반신 마비가 온 경우입니다.
싱크로 선수도 실감이 안갔나봅니다.
아니면 쪽팔리기도 하고 해서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하기 뭐 했겠죠.
하지만 둘이 뛰어들어서 스파인 보드에 선수의 몸을 꽁꽁 묶고
의사에게 보냈습니다.
나중에 의사에게 칭찬 많이 받아서 기분 좋았습니다.
그 때 척추를 물속에서 안정적으로 스파인보드에 묶지 않고
그냥 끌어올렸다면 선수 생명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생활도 못했을텐데
적절한 조치 덕분에
선수로서도 문제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