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강경일변도
전면 중단조처 일방 강행
발표 당일 NSC 결정 요식행위
전문가 “북 붕괴 고려한 도박
4월 총선 아니면 이해 못할 강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 독주가 두드러진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5자 회담 제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 언급에 이어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를 폐쇄에 이르게 한 ‘전면 중단’ 결정도 주무 부처의 의견은 무시되고 청와대의 독단에 따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 논의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저항’은 무위에 그치고 개성공단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잠정중단론’은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략)
청와대의 강공은 이달 8~9일 이뤄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9일 미·일 정상과 한 전화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와 별도로 양자 차원의 제재 조치 강화”를 언급하기 전에 청와대 내부적으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을 대통령이 추인했다고 하지만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7일 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결정되지 않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에서의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말했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 보고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들은 바 없다”고 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은 북한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인식과 4월 총선 등 국내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국방부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박 대통령은 이미 북한 붕괴까지 염두에 둔 대도박을 시작했다고 본다”며 “매우 비현실적인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마라톤 같은 것인데 박 대통령의 행보는 100미터 경주하듯 하고 있다. 4월 총선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