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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한국 기업 근무 경험담 책으로 펴내..

  • 작성자: 삼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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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빠
  • 2015.03.20


● “일본인이 말렸다”


나는 LG로 옮기기 전에 일본 기업인 소니와 도시바에서 13년간 일했다. 아시아 기업은 좀 아는 편이다. 일본인들은 내가 한국 기업으로 옮긴다고 하자 한국 사람들과 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말렸다. 한국인들은 군대식이고, 시끄럽고, 세련되지 않았으며, 사람을 통제하려 한다는 말을 했다. 경험해 보니 한국인은 산업적으로는 열려 있지만, 가족, 회사, 사회가 다 어떤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익숙해져 있었다. 명령과 복종.
 
● “회장님 오신다. 제품 깔아라!”

출근 첫날, 갑자기 서울에서 회사 대표가 프랑스를 방문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프랑스 법인은 걱정과 스트레스에 휩싸였다. 프랑스 매장에 자사 제품이 아직 전시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사는 호통을 치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매장에 연락해서 회장 방문에 맞춰 다른 회사 제품을 치우고 자사 제품을 깔기로 결정했다. 나는 매장과 업무 협의를 했고, 방문 행사는 무사히 끝났다. 그런데, 법인에선 매장에 아무 보답도 하지 않았다. 부랴부랴 제품을 교체할 정도의 부탁이면 사후에 매장에 보너스를 주거나 판촉행사 등 감사 인사를 하는 게 상도의 아닌가 싶었다. 또, 당시 시장 점유율이 낮았는데 회사 대표는 매장에 쫙 깔린 자사제품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 “사진 찍은 임원 해고하라”


파리를 방문한 부회장이 고급 호텔에서 현지 임원들과 식사를 했다. 임원들 직급에 따라 엄격히 자리 배치를 했다. 임원들에겐 부회장보다 먼저 앉거나 일어서고, 음식을 먹고, 말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알려줬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한 임원이 휴대전화를 꺼내 슬쩍 부회장을 촬영했다. 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식사는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문제는 다음날, 사진을 찍은 임원을 당장 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충격과 난감.
 
● “일, 일, 일…목표 달성만이 존재 이유”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씩 일했다. 휴식은 구내식당에서 보내는 점심, 저녁 식사시간 40분이 전부였다. 5분간 담배 피우고 또 일했다. 토요일도 일했다. 일요일에는 정보를 교환한다며 골프를 쳤다. 개인의 존재 이유는 회사였고 개인적인 삶은 생각하지 않았다. 회의 시간엔 토론은 거의 없었다. 실적 관련 숫자만 거론됐고 목표 달성이 가장 중요했다. 효율과 결과만 중요시 했다. 한 한국인 직원은 업무 중에 다른 사람에게 의자를 던지기도 했다. 개인의 성격과 감정은 무시됐다.
 
● “영하 12도에서 폭탄주 마시고 또 마시고”

승진 기회가 왔다. 시험을 보라고 한다. 그 동안 해온 일로 평가하면 충분하지, 내 나이 50이 넘었는데 시험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아무튼 법인장이 된 뒤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다 마치고, 한겨울 영하 12도에서 폭탄주를 마시며 파티를 했다. 마시고 또 마시고, 취했다. 이게 기업의 최고 임원들이란 말인가.
 
● “혼나고 두통약 받아”

회사 매출이 줄자 해외 지사장들이 한국으로 호출됐다. 00지역 지사장이 나보다 먼저 회장에게 보고했는데 엄청 혼이 났다. 나도 긴장이 밀려 왔다. 그 때 대기실에 보니 직원 3명이 나와 있었는데 물, 커피, 그리고 ‘두통약’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두통약까지 필요했겠는가.
 

LG는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이 오래 전 일이고 과장됐다고 밝혔다. 무엇이 어떻게 과장됐는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저자를 만나 책을 쓴 이유를 물었더니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한국기업에서의 근무 경험이 서양인 입장에서 직업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것이었기 때문에 기록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십 년 전 한국의 작은 기업들이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명확한 목표 의식과 놀라운 추진력이 있었다는 점을 프랑스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한국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현지인, 현지문화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현지(인)와 융화하지 않는 한국식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의 혁신이 계속 될 때는 단점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혁신성이 떨어지는 순간에 문제가 드러난다며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솔직히 LG에서는 오래 전 일이 과장됐다고 하는데,

사실 회사 다니시는 분들 지금도 저렇다는 거에 공감하지 않나요?

이거 킷츤님이 얘기했던 그 책이죠?

LG, SK, 한화 등 기업 문화가 왕족인거 솔직히 다 아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변명해도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아프면 회사를 쉬겠습니까?" 라는 질문에는

70%가 넘는 사람들이 "그냥 출근하겠다" 라고

답했고, 

"그 이유가 뭡니까?" 라는 질문에는 

"차라리 출근하는게 속 편해서"

"눈치보여서"  등등의

이유들이 거론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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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벨로스터깡통님의 댓글

  • 쓰레빠  벨로스터깡통
  • SNS 보내기
  •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진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그래요.
0

정기고님의 댓글

  • 쓰레빠  정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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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적이라는 말에 100% 동감함.
    까라면 까야하지.
0

으이구님의 댓글

  • 쓰레빠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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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잔존하는 독재시대의 습관
0

닥치고내말들어님의 댓글

  • 쓰레빠  닥치고내말들어
  • SNS 보내기
  • 어쩌겠냐? 갑이 판치는 대한민국인데
0

곱창라면님의 댓글

  • 쓰레빠  곱창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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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나라에 살고 있다는게 정말 싫다
0

멍게님의 댓글

  • 쓰레빠  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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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성장도 빨리빨리, 길을 갈때도 빨리빨리, 밥먹을 때도 빨리빨리. 우리는 근대로 들어오면서 서양에 뒤쳐진 시간을 만회해야 하는 강박관념에 잡힌 사람들처럼, 서구가 이룬, 일본이 이룬 많은 것들을 더 짧은 시간안에 이룩하려고 노력했고, 또 많은 부분에서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빨리빨리하라고 시킨 사람의 노예가 되어 있다.
1

리코님의 댓글

  • 쓰레빠  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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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빨리가 부실을 만들고 헛 경쟁을 만들고 직원들을 혹사 시켰죠.
0

mr.kookie님의 댓글

  • 쓰레빠  mr.koo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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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데 그냥 출근하겠다는 비율이 70%인 회사가 말이 됩니까?
1

리코님의 댓글

  • 쓰레빠  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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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사가 되면서 직원들의 뺑끼가 보이니 못 믿어워 하는 경우도 있어서.. 부하직원들의 거짓말 난무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0

디엠비씨님의 댓글

  • 쓰레빠  디엠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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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래도 큰 불만없이 잘 다니는 국민들이 너무 착한거지
0

오마이다님의 댓글

  • 쓰레빠  오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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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신의 직장임

    진짜 오 마이 갓

    ㅋㅋㅋ
0

멸종인님의 댓글

  • 쓰레빠  멸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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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해도 지가 윗사람되면 또 저러고 또 밑에서 욕하고 지가 윗사람되면 저러고 또 밑에서 욕하고..........(무한 반복)
0

쓰레빠관리자님의 댓글

  • 쓰레빠  쓰레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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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해당 글은 쓰레빠 공지 기준에 근거하여, 甲오브쓰레빠에도 복사되었습니다!
0

쿠르릉님의 댓글

  • 쓰레빠  쿠르릉
  • SNS 보내기
  • 알면서도 가고싶은 직장
    삼성 현대 엘지
0

갑자기어느님의 댓글

  • 쓰레빠  갑자기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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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하나의 병폐. 돈 벌라면 어쩔수 없지
0

CJmedia님의 댓글

  • 쓰레빠  CJ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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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업을 보면 과거 일본기업의 모습이 보이고 지금 일본의 모습을 쫓아간다는 걸 알 수 있다.
0

살인의추억님의 댓글

  • 쓰레빠  살인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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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은 직원을 존중해야하고 상사는 존경받아야 한다. 그런데 존중하는 회사도 존경받을만한 상사도 없지.
0

끼륵님의 댓글

  • 쓰레빠  끼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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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의 비애
0

박정희개새끼님의 댓글

  • 쓰레빠  박정희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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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세워놓고 쪼인트 까는건 다반산데 더 심하면 심했지 과장은 무슨 쪼인트 까던게 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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