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침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수원에서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로 수원월드컵재단에 연락을 취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원과 울산 경기에서 수원 시민들과 호흡하고 싶다”면서 “혹시 방법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구단 측은 ‘인간 승리’의 대명사이자 유명 인사에게 먼저 연락이 오자 어안이 벙벙했다.
수원 구단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평소 수원 팬들과 스킨십을 가져온 구단 차원에서도 폴 포츠의 제안은 달콤하게 느껴졌다. 구단 측은 “킥 오프 전 시축과 하프 타임에 노래를 불러 도와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전하며 폴 포츠에게 경기 일정을 전달했다. 폴 포츠가 먼저 수원 구단에 접촉한 사실도 놀라운 사실이다. 그런데 폴 포츠는 한술 더 떠 수원에 또 한 가지를 요청했다.
“그럼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싶다. 수원 시민들을 위해 노래하는데 성의 없게 노래 부르고 싶지 않다.” 수원 구단은 그의 프로정신에 또 한 번 놀랐다. 수원 구단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월드컵경기장을 개방해 그의 리허설을 도왔다.
구단 측 관계자는 “리허설 제안도 폴 포츠 쪽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 여태껏 하프 타임 공연은 많이 준비했는데 리허설을 요청한 가수들은 한 번도 없었다. 프로 정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알고 보니 폴 포츠는 경기 당일 서울에서 오전에 미리 약속한 일정이 있었다. 폴 포츠의 프로 정신에 감명받은 수원 구단도 바쁘게 움직였다. 그의 시축과 공연을 망치지 않기 위해 폴 포츠에게 에스코트를 동행시켰다. 혹시라도 벌어질 불미스러운 교통상황을 경계했다.
하프 타임 공연을 마친 폴 포츠는 등 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였다. 경기장에 들어선 폴 포츠는 “안녕하세요. 폴 포츠입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한 뒤 노래를 시작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경기장에 찾아온 사람들은 환호했다. 폴 포츠는 노래를 마친 뒤 관객들에게 사인볼을 나눠줬다. 장내 아나운서는 “영국 사람이 공을 차는 게 이렇게 불안하긴 처음이다”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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