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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시즌을 치른 김광현의 심층인터뷰

  • 작성자: 패턴을그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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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09
  • 2020.11.27


http://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0&aid=0000001455
http://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0&aid=0000001456

김광현의 심층 인터뷰 기사입니다. 전문은 링크로 보시고 저는 인게임 관련한 내용들이 흥미로워서 그 부분 위주로 일부만 가져왔습니다.



마침내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개막전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습니다. 팀이 5-2로 앞선 상황이었는데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었죠.

“사실 마무리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정규시즌에 나가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류)현진이 형한테 전화해서 마무리 투수는 몇 이닝 정도에 불펜으로 나가느냐고 물었더니 현진이 형이 팀마다 다르다면서 “광현아, 네가 나가고 싶을 때 나가”라고 말하는 거예요. 현진이 형이야 팀에서 눈치 보는 게 없으니까 그럴 수 있겠지만 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처음이고 조심스럽고 불안한 상태잖아요. 몸을 언제 풀어야 하는지, 롱토스는 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불펜으로 향했어요. 첫 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살짝 흔들렸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 짓고 세이브 기록도 남겼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잘 풀렸던 것 같아요.”

첫 선발 경기에서 한두 가지 해프닝이 있었어요. 경기용이 아닌 연습용 모자를 쓰고 나왔다가 바꿔 쓰기도 했고, 로진백을 마운드에 두고 내려왔다가 다시 찾으러 가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거든요.

“제가 시즌 개막 후 원정 경기에서 던진 적이 없었어요. 우리 팀 연습용 모자가 스프링캠프 때 쓰던 모자랑 똑같아요. 라커에 연습용 모자와 경기용 모자가 두 개 놓여 있는데 경기 1시간 전에 몸을 풀러 나가려니 선수들이 연습용 모자를 쓰고 있어 저도 그 모자를 쓰고 나가 캐치볼을 시작한 거예요. 1회 공 던지고 내려오니까 트레이너가 새로운 모자를 주더라고요. 제가 연습용 모자를 쓰고 나갔다면서요. 긴장해서 실수했던 게 전혀 아니었어요(웃음). 로진백도 원래는 볼보이가 해주는데 그날은 코로나19를 의식해서 제가 하겠다고 미리 말했어요. 13년 동안 로진백을 마운드에 놓고 온 습관이 있다 보니 갖고 나오는 걸 자꾸 까먹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볼보이 한테 다시 부탁했어요. 언론에서는 제가 긴장한 나머지 모자도 바꿔 쓰고, 로진백도 놓고 왔다고 보도했지만 오히려 저는 긴장하기 보단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꿈꿔왔던 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등판했고, 역사를 자랑하는 리글리필드 마운드에 섰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이번에는 구종 관련 질문입니다. 올시즌 김광현 선수가 던진 구종 중 ‘내추럴 커터(자연 발생적 커터)’가 적잖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그런 질문을 하면 김광현 선수는 “나는 그냥 패스트볼을 던진 건데 그렇게 들어갔을 뿐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시즌 들어가서 내추럴 커터가 유독 눈에 많이 띄더라고요. 어떻게 된 건가요?

“지금은 어느 정도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흔히 ‘직구’라고 하면 똑바로 들어가는 공을 직구라고 하잖아요. 던질 때는 분명 직구를 던졌는데 공이 들어가는 걸 보면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결과가 좋았고요. 이전에는 그런 부분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면 지금은 약간 휘어져 들어가게끔 던질 수 있게 됐어요.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커터성 공을 던지는 건 아니에요. 살짝 휘어져 들어가는 느낌으로 던지는 거죠. 주로 몸쪽으로 던질 때 그런 공이 많이 나와요. 그립은 직구 잡을 때랑 똑같아요. 던질 때의 느낌도 똑같아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차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바깥쪽 직구가 10개 중 1개 정도, 몸쪽 직구가 10개 중 3개 정도가 내추럴 커터였다면 지금은 5개 던지고 싶다 하면 5개 다 던질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 생겼어요. 이건 말로 표현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그 느낌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약간의 로진 문제? 공인구의 영향은 아닌 것 같고요. 메이저리그의 로진이 조금 더 진득하거든요.”

직구와 내추럴 커터의 그립이나 릴리스 포인트도 다 똑같다는 거죠?

“똑같아요. 제 느낌으로는 똑같아요. SK에서는 직구가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면 그날 공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바깥쪽 공은 직구로, 몸쪽은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한국에서는 몸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공에 타자들이 거의 손을 안 대요. 반면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거의 스윙을 해요. 그런 공에 파울이나 빗맞은 타구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분명 몸쪽을 보고 던지는데 공이 휘어져 들어가는 거예요.”

그렇다면 올시즌 의식하고 내추럴 커터를 던진 적이 있었나요?

“없었어요.”

의도적으로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요?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휘어져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몰리나랑 대화해봤어요?

“몰리나도 알아요. 공이 들어오면서 휜다는 걸. 지금은 경기에서 10개 중 9개 정도는 공이 휘어져 들어갈 거예요. 대신 연습할 때는 공이 똑바로 들어가요. 왜냐하면 공 끝에 힘이 덜 들어가니까요.”

상황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일단 몸쪽으로 컨트롤 된 공은 타자들이 거의 칠 수 없어요. 잘 쳐봐야 파울 밖에 안 돼요. 현진이 형 말로는 그런 공을 잘 치는 선수가 딱 한 명 있다고 하더라고요. 놀란 아레나도라고. 그 선수는 그곳으로 공을 던져도 홈런을 칠 수 있대요(웃음).”

올시즌 상대한 타자들 중 내가 어떤 공을 던져도 다 칠 것 같은 선수가 있었나요?

“많았죠. 그중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모든 공을 다 칠 것만 같았어요. 옐리치가 올시즌 컨디션이 안 좋은 편이라 제 공에 삼진을 당했는데 그 선수의 특징은 타석에서 흔들림이 없어요. 예를 들어 몸쪽으로 공이 들어가면 다음 공을 던질 때 살짝 몸쪽을 의식하는 동작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모션이 하나도 없어요. 바깥쪽으로 던지면 따라가서 치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몸 쪽이 비거든요. 그런데 옐리치 한테는 그런 모습이 안 보여요. 그런 동작이 나와야 몸쪽 공을 보여준 다음 바깥쪽으로 변화구를 던지는데 그게 안 보이니까 저로서는 포수 몰리나를 믿고 던질 수밖에 없었어요. 다른 선수들은 공이 빠져서 들어오는 위협구를 보게 되면 다음 공에 무조건 몸이 들리기 마련인데 옐리치는 흔들림이 없더라고요. 커브를 던져도 고개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스윙해요. 정말 좋은 타자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커브, 체인지업 비중을 늘린) 결과가 매우 좋았습니다. 초구 커브도 있었죠?

“많았죠(웃음). 초구 커브도 많았지만 결정구를 커브로 던진 적도 있었어요. 9월 25일 밀워키전 5회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옐리치가 들어섰어요. 2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 8구째 공을 커브를 던졌는데 몰리나는 8구 사인을 슬라이더로 내더라고요.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그런 일은 흔치 않은 장면이거든요. 몰리나의 사인대로가 아닌 제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어요. 커브를요.”

그때는 커브가 자신 있었던 거고요?

“네. 투 쓰리에 커브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건 제가 제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걸 의미해요. 투 쓰리에 직구하고 슬라이더가 아닌 다른 구종을 던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모든 투수가 그래요. 직구 아니면 주무기, 둘 중 하나예요. 그 외에 세 번째 공을 던진다는 건 강심장 아니면 바보인 거죠.”

올해는 강심장이었다는 거죠?

“고개를 몇 번 흔들었으니까요(웃음).”



이하 팬들의 질문

국내에서는 결정구인 슬라이더를 사용할 때 우타자 몸쪽 깊숙이 떨어트리는 방식을 많이 사용했는데 미국에서는 몸쪽 보단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자주 사용하더라고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직구를 몸쪽으로 많이 던지는 투수들은 바깥쪽은 체인지업을 쓰는 편이에요. 선구안이 없는 타자들은 몸쪽 공을 많이 던지면 바깥쪽에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바깥쪽으로 많이 던지면 몸쪽에 약점이 생기고요. 개인적인 의견인데 몸쪽으로 내추럴 커터를 던지니까 바깥쪽 공에 타자들의 선구안이 떨어지더라고요. 바깥쪽 유인구에 잘 속는 모습이 나왔어요. 그게 체인지업이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체인지업을 던진 적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체인지업보다 슬라이더에 더 자신이 있어 바깥쪽에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것 같아요.”

포수와의 볼 배합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던질 수 있는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8대2, 투수가 8인 것 같아요. 포수를 100% 신뢰한다고 해도 이 포수가 신뢰를 하게끔 투수가 이끌어 가야해요. 포수가 무슨 사인을 내든 투수가 100% 신뢰할 수 있고, 투수가 고개를 흔들 때 포수는 ‘얘가 다른 공을 던지고 싶어 하는 구나’라고 믿어줄 수 있는 사이가 돼야 해요. SK에 있을 때 후배들에게 “포수가 원하는 건 들어주라”고 이야기했거든요. 둘 다 원하는 구종이 다르면 포수 쪽을 선택하라고. 경기 흐름은 8대2로 투수가 리드하지만 둘의 의견이 갈릴 때는 포수가 100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수들을 뒤에 두고 경기하는 느낌이 어떠했느냐

“편했죠.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부분도 있어요. 한국과 메이저리그 야구장의 잔디 상태는 천양지차예요. 미국에서는 불규칙 바운드가 튈 걱정을 전혀 안 해요. 그래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나오고 어려운 수비도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죠. KBO리그 야구장은 언제 불규칙 바운드의 공이 나올지 몰라요. 그러다 실책이라도 하면 코치들한테 꾸중을 듣게 되고요.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봐요. 단순히 한국과 미국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아니라 야구장 환경, 야구 문화 차이가 경기 내용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잔디와 흙의 경계선이 없어요. 그런 부분은 정말 부러웠어요. 그런 환경에서 야구한다는 사실이요.”



평소에 잘 듣기 힘든 여러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 것 같네요. 내추럴 커터 이야기는 좀 흥미롭네요. 본인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는 뉘앙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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