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빠



본문

  선동렬 야구학 시즌1 마지막회 "난 후배들을 잘못 가르쳤다."

  • 작성자: 바르셀로나
  • 비추천 0
  • 추천 0
  • 조회 441
  • 2020.11.11


http://sports.news.naver.com/news.nhn?oid=241&aid=0003067599

(전략)

초등학교 때부터 27년 동안 투수를 했고, 이후 투수 코치와 감독을 한 나에게도 가장, 여전히 어려운 건 투수 교체다. 마운드에서 혼을 다해 던지는 투수를 언제, 누구와 바꾸느냐는 어렵고 외로운 결단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투수의 구위와 멘탈을 살펴야 하고, 타자와의 상대성을 고려해야 한다. 주자 유무와 견제 능력도 참고해야 한다. 직전 경기와 다음 경기까지 계산할 필요가 있다. MLB 중계를 통해 모든 투수와 감독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보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원칙은 투구 교체는 가급적 빨라야 한다는 점이다. 투수의 체력과 기술, 심리의 한계를 확인한 뒤에 바꾸면 너무 늦다. 투수 교체에는 직관이 어느 정도 필요한 이유다.

(중략)

야구를 공부할수록 느낀 건, 난 선수들을 잘못 가르쳤다는 점이다.

선수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줬다는 말이 아니다. 선수들의 눈높이로, 최신 이론과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을 충분히 납득시켰느냐고 물으면 사실 할 말이 없다.

내가 투수 코치와 감독을 할 때 선수들은 내 후배들이었다. 그들은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시대를 살았다. 선수 생활을 몇 년 더 했고, 일본 야구까지 경험한 내가 뭐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수직적인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후배들을 가르쳤다.

내가 그라운드를 떠난 지 몇 년이 흘렀다. 그사이 난 ‘각동님’으로 불렸다. 2012년 KBO리그로 온 박찬호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팔각도가 조금 벌어져 있더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박찬호는 내가 늘 강조하는 하체 이동을 나무랄 데 없이 잘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시적인 부분을 말한 것인데, 아시아인 MLB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를 ‘감히’ 가르치려 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중략)

투수 교체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몇 번의 성패로 야구는 끝나지 않는다. 기본을 잘 지키고, 원칙을 따르면 결국 이길 수 있다. 그건 팀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자 매뉴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라고 생각한다. 작전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 사이에 배려와 믿음이 있다면, 작은 실패를 딛고 결국 성공할 것이다. 그게 승리로 가는 길, 팀과 리그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시즌1이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야구를 보는 것이었다면, 시즌2는 야구와 사람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본인의 별명인 각동님 직접 언급 크크크

본인도 계속 칼럼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야구를 보는 관점이 개벽한 수준이라 선동렬에 대한 여론이 크게 달라진 것은 당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걸 감독으로서 제대로 적용시킬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그래도 들어보면 단순 투구학 뿐 아니라 매니지먼트 쪽으로도 깨우친 것이 많으신 듯.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스포츠빠



스포츠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122392   K리그 2 승격 준플레이오프 하이라이트 11.25 199 0 0
122391   소프트뱅크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았습니다. →4연승… 11.25 246 0 0
122390 '고경민 동점골' 경남, 대전과 1-1 무...3위 자격으로 P… 11.25 233 0 0
122389 '고경민 천금골' 경남, 대전과 1-1 무승부…수원FC와 승격 … 11.25 182 0 0
122388 ‘나성은 결승골 작렬’ 전북, 시드니 1-0 제압…ACL 탈락위… 11.25 219 0 0
122387 호날두 vs 메시, FIFA 더 베스트에서 또 맞대결… 11명 … 11.25 286 0 0
122386 ‘번리전 75m 원더골’ 손흥민, 푸스카스상 후보 등극! (골… 11.25 397 0 0
122385  NC 다이노스 우승 기념 유튜브 광고.youtube 11.25 326 0 0
122384   부산 아이파크, 포르투갈 출신 페레즈 감독 선임 11.25 253 0 0
122383   엠팍에 우승소감 남긴 김택진 구단주(?) 11.25 272 0 0
122382  (크보) 울적한 아빠와 신난 딸 11.25 357 0 0
122381 '코로나 확진' 황인범, 음성 판정 받아 러시아로 이동 11.25 273 0 0
122380 손흥민, 최고 대우 못 받는다?… 토트넘 내 ‘케인 특별 조항’… 11.25 269 0 0
122379 EPL도 유로파도 놓칠 수 없는 토트넘, '손흥민 카드' 꺼낼까 11.25 206 0 0
122378 떠나는 이강인, 합류하는 쿠보?… 西, 쿠보 ‘발렌시아행’ 거론 11.25 248 0 0
122377 '9호골' 손흥민, EPL 파워랭킹 8위로…10계단 상승 11.25 334 0 0
122376 테베즈, 이번 시즌 끝으로 은퇴…정계 진출한다 11.25 314 0 0
122375 최소 3,034억 드는데... 맨시티, 케인+그릴리쉬 노린다 11.25 314 0 0
122374 "손흥민, 케인보다 영향력 없잖아"…20만 파운드 '암초' 불편… 11.25 333 0 0
122373 KBO리그 - 2021년 FA 자격 선수 명단 공시 11.25 254 0 0
122372 2021년 FA 자격 선수 공시...두산 9명 최다 11.25 242 0 0
122371  (크보) FA 명단 11.25 279 0 0
122370   블로킹은 거둘 뿐 ( kgc인삼공사vs. gs칼텍스) 11.25 203 0 0
122369   롯데, 장원삼, 김동한, 허일 등 6명 방출 11.25 277 0 0
122368 NBA 파워랭킹, 전력 보강 성공한 LA 레이커스 1위, 밀워키… 11.25 254 0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