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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믿을건 미신 뿐(...)

  • 작성자: 모닥불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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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01
  • 2020.10.30

LG 트윈스가 기나긴 암흑기 막판 진짜 드디어 봉중근을 받쳐줄만한 국내 선발이 나왔다 싶었는데, 그 정신 나간 놈은 한시즌만에 승부조작으로 알아서 지 인생 지가 망쳤고, 팀은 어처구니 없게 선발 투수 하나를 잃어버리고 어찌저찌 맞은 신임 감독의 2년차

감독 특유의 형님 리더쉽 덕분인지 노장들이 진짜 다 날아다녔죠.
이진영은 안 아팠고, 정성훈은 12년만 못하지만 제 몫을 해줬고, 라뱅은 커리어 마지막 타격왕 경쟁에, 메트로는 그 나이까지 중견수 보던 선수들도 슬슬 코너 외야로 옮겨갈 나이에 풀타임 중견수로 복귀하면서 말이죠 크크
심지어 주전 포수는 윤요섭, 현재윤으로 어찌저찌 땜빵해가면서 치뤘던 시즌인데, 항상 13시즌 복기할 때마다 느끼지만 런동님이 전력 쥐어짜내는건 정말 잘 했구나 싶습니다 크크
이렇게 보니깐 14시즌 초반에 그렇게 말아먹은게 너무나도 당연한 흐름이긴 합니다 크크
그렇게 수렁에 빠진 팀 건져내서 2년 연속 가을 야구하는 걸 구경 시켜준 덕분에 전 LG 감독 양상문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합니다 크크
애초에 21세기 LG 감독 중 유일하게 재임 기간 중 가을 야구 두번 해본 감독이기도 했고요.
야구 스타일은 참 맘에 안 들었지만, LG 감독 양상문은 공이 더 크다고 보긴 합니다.

이야기가 잠시 샜는데, 시즌 중반에 진짜 지는 법을 잊어버린듯한 경기도 많았고-대표적인게 문선재 포수 경기-그렇게 미친듯이 승리 쌓아가서 안 좋은 추억 많던 목동에서 기어이 1위까지 올랐을 때 암흑기 끊어버리면서 그거까지 하나 싶었는데, 잔여경기가 많이 남아서 자력으로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노장들이 주축이여서 그런가 시즌 막판에 페이스가 확 죽었고, 결국 삼성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한 것도 모자라 132번째 경기가 끝났을 때 상황이 이랬습니다.

2위 넥센
3위 LG
4위 두산

이런 상황에서 남겨둔 마지막 경기가 두산전, 넥센은 한화 원정
당시 상황은 이랬습니다. 세팀이 반게임차인가 한게임차로 붙어있어서 넥센은 이기면 2등, 져도 3등, LG나 두산은 맞대결 승리하고 넥센이 패배하면 2위, 맞대결 패배하면 빼박 4위, 이겨도 넥센이 한화 이기면 그냥 3위로 바로 두팀이 준플 시작인 상황이였죠.

그렇게 맞은 시즌 마지막 경기 경기 초반 2실점하고, 타선은 노경은한테 꽁꽁 묶인채 가다가 6회말이 찾아왔고, 라뱅의 3루타로 경기를 기어이 역전했죠.
그리고 비슷한 시간에 한화가 넥센 상대로 리드를 잡았고 결국 잠실과 대전 경기는 그대로 끝나버리며 LG는 2위라는 성적표로 지긋지긋한 암흑기를 끊을 수 있었죠.

공교롭게도 상황이 어째 저때랑 비슷해졌습니다.
물론 올해는 시즌 중에 죽어라 더블헤더 치르고, 월요일 경기해가며 높은 승률을 올려놔서 좀 편할 줄 알았고, 지난주 kt전 잡았을 때는 진짜 자력 2위 가자! 이랬는데 결국 또 우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선전까지 함께 기원해야하는 입장에 몰렸네요 크크크크크

지면 4위, 이기면 3등은 확보에 2등도 가능이라는 상황마저 비슷한데, 마침 우리 경기가 잘 풀린다는 전제하에 바라봐야할 곳의 방향마저 저때랑 같네요 크크크

내일 선발이 켈리가 아니라 정찬헌인거 보고 '아니 최대 3위인 두산도 일단 최대한 높게 가보겠다고 알칸타라 꺼내는데, 이기기만 하면 와카는 면하는 우리는 왜 켈리 아끼지?' 싶어서 좀 빡치긴 했는데, 저 영상 보며 좀 위안을 얻었습니다.

상황이 최악의 최악으로 흘러 와카만 하고 또 탈락하는 한이 있어도 뭐 저는 계속 LG 야구 볼텐데 빨리 감정 수습하는 것도 제 몫인걸요 크크
그래도 여러가지 팀 사정이 진짜 저 13시즌을 기점으로 많이 나아졌어요.
당장 1군 선수단만 해도 주전 라인업 평균 연령이 29.7세로 저때보다 훨씬 어립니다.
저 때 유일한 20대였던 유격수놈은 이제 어엿한 중견급이 되어 LG 주장하고 싶다 소리하고 있질 않나, 창단하고 처음으로 삼성이랑 트레이드까지 해가며 주전 포수로 점 찍었던 현재윤은 부상으로 자리 비워서 포수 윤요섭으로 난 시즌인데, 지금은 어쨌든 드럽게 못 친 것 같은 올해도 인간계 1위 경쟁 중인 유강남이 주전 포수죠 크크
13년에는 1루수로, 14년에는 2루수로, 16년에는 중견수로 주전들 자리 비우면 열심히 땜빵해주며 가을 야구를 주전으로 경험하던 김용의도 어느덧 노장이 되어 경기 막판 대주자나 대수비 아니면 얼굴도 보기 힘들어졌고...
꿈도 희망도 없던 퓨처스팀의 성적 또한 점점 좋아지다가 결국 올해는 유망주 타자들의 맹활약으로 통합 1위까지 올랐으니, 조만간 그 날이 올지도 모르죠.

다만 올해는 박용택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적어도 LG팬들에게는 소중하고 애틋할 수 밖에 없고, 팀의 황금기 막판에 입단해서 팀의 암흑기를 온전히 견디는 모습을 다 지켜본 LG팬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시즌이라 조바심도 나고, 그래서 조금만 더 잘 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아서 이런걸테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어제 그렇게 욕했지만 내일 제발 이겨서 와카라도 일단 면해보자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게 팬심이고, 설상 와카 가더라도 또 떨리는 마음으로 '나는 믿을거야 켈리님 믿을거야'할 수 밖에 없는게 팬심이겠죠 크크

결론은 일단 내일 이겨봐, 이기고 준플을 준비하든 저때처럼 한화 만세를 외치든 하자는겁니다 크크크
이제 정말 팬들이 할 수 있는건 기도뿐이고, 믿을건 미신 뿐이겠죠. 크크

그럼 LG팬 여러분 내일 경기 끝나고 뵙겠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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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사오마이님의 댓글

  • 쓰레빠  사오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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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찐팬이시군요...
    저도 청룡 원년부터....일희일비하고..이렇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정도면....할만큼 한거죠....
    이젠...진짜...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마지막 경기 지켜보려고 합니다....

    웃을수 있으면 좋겠지만....뭐 아니면 어떻습니까....

    병규도 가고....이제 용택이도 가고.....그게 더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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