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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아르테타 선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 작성자: ZA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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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550
  • 2019.12.18


1. 다른 경험있는 감독들이 낫지 않나?

아스날에 부임할 감독의 제 1 목표는 벵거가 아스날을 떠났을 때와 똑같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 아스날 팬들이 원하는 감독도 똑같죠. 일단은 팀을 챔피언스리그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감독 그리고 기왕이면 그 이후도 그릴 수 있는 감독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아스날이 선임할 수 있는 감독 중에서 2년 안에 챔피언스리그를 높은 확률로 보장할 수 있는 경험있는 감독은? 없어요. 있다 하더라도 그런 감독은 지금 아스날에 안옵니다. 한준희 위원이 얼마 전에 옐카에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아스날에 왔으면 하는 감독은 무조건 포체티노다. 하지만 포체티노가 아스날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토트넘에서 지금 아스날로 오는 것은 감독 커리어에서 퇴보이기 때문."

쉬고 있는 감독들마저도 현재 움직이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알레그리는 계속해서 여름 부임을 고집하고 있고, 안첼로티도 여름까지는 무조건 쉬려고 했는데 에버튼에서 유럽 감독 Top 3 수준의 연봉을 불러서 가기로 했다죠. 엔리케는 스페인 대표팀에 복귀했으며, 코바치는 무전술에 선수단 장악 실패로 빅클럽 감독 깜냥은 아니라는 말을 들으며 잘렸고, 그렇다고 마르셀리노나 누누, 파울루 소사는 더더욱 아니죠. 이제 나겔스만 같은 감독들은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는 자기 팀 두고 아스날에 올 이유가 단 1도 없습니다. 차라리 맨유나 첼시면 돈이라도 많이 주니까 이적예산 확답받고 갈 수도 있겠죠. 아스날은? 지난 여름에도 돈이 없어서 페페도 할부로 긁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감독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어떤가. 비에이라 이야기가 나오는데 리그 앙 니스에서의 성적이 지난 시즌 리그 7위, 이번 시즌 14위입니다. 뉴욕 시티에서도 우승경험은 없었고 플레이오프 탈락 기록들만 있더군요.

아스날 팬들이 환영할만한 능력과 네임벨류의 감독이라면 지금 절대 아스날로 안올겁니다. 그 찬스는 이미 에메리 선임 때 날려버렸어요. 아스날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냐라는 말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일단 현실을 직시해야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아스날 뿐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빅클럽들이 감독이 없어서 못 구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바르셀로나, 바이언, 도르트문트, 맨유... 다 감독 문제 때문에 고생 중이죠.



2. 그렇다면 융베리 체제 존버는?

이것은 지난 몇경기를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고 봅니다. 제대로 코치를 갖춰줘도 잘 풀려야 긱스이고 안 풀리면 지난 시즌 솔샤르에서 상승세만 뺀 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융베리가 솔직히 쌍욕하고 때려쳐도 무방할만큼 임시감독 체제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건 사실이지만, 융베리가 맡은 경기들에서 그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할만한 신호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 윌록 선발 기용 같은 무리수가 돋보였을 뿐이죠. 그렇다고 팀이 정신적으로 무장이 되지도 못했어요. 에버튼의 던컨 퍼거슨 사례와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에라이 시즌 말아먹은거 그냥 싹 갈아엎고 맨유 솔샤르처럼 차근차근 다시 쌓아올리자. 그건 맨유라서 가능한거고 여긴 아스날이죠. 맨유는 돈도 많고 비싼 선수도 나름 쌓아둔 상태였습니다. 불만은 파격적인 주급으로 달래줬죠. 반면 여기는 당장 가시적인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계약 기간 얼마 남지않은 오바메양이랑 라카제트가 재계약 안하고 나갈겁니다. 게다가 솔샤르는 이번 시즌 이전에도 리그와 챔스에서 무서운 연승가도를 달리며 뭔가를 보여주기라도 했죠. 융베리 체제는 개업빨도 없이 당장 지난 경기에서 외질이 교체되면서 장갑을 걷어차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말아먹기도 참 많이 말아먹었는데 시즌을 던지기에도 아까운 상황입니다. 위에서도 허우적대느라 챔스권까지는 고작 승점 7점차이고 유로파리그도 남아있습니다. 물론 유로파리그에 아스날보다 강한 쟁쟁한 우승후보들이 많이 보이지만 아스날이 제정신만 차린다는 가정 하에서는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은 됩니다. 어차피 강팀들은 리그 우승이나 챔스권 사수가 더 급하기도 할테고. 지금은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하는게 맞습니다.



3. 확실한 감독 밑에서의 코치 경험

감독 경험이 일천하다고는 하지만 아르테타는 은퇴 당시부터 코치 제안이 쏟아질 정도로 눈여겨보는 팀들이 많았고 과르디올라 밑에서 3년 넘게 코치 생활을 지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선수 출신이라면 어중간한 팀에서 어중간한 성적을 낸 감독 경력보다 확실한 감독 밑에서 수석 코치 경력을 쌓는게 더 낫다고 보는 입장이기도 하고요. 이 루트를 밟은게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입니다. 물론 중간에 B팀 감독을 다녀오긴 했지만...

특히 펩은 전술적으로나 매니징 측면에서나 선수들을 매우 세세히 코칭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고, 그것을 선수가 아닌 코치 입장에서 다년간 보고 겪은 것은 타 팀에서 정식 감독을 한 것에 준하는 경험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아르테타가 이 노하우들을 얼마나 본인 것으로 만들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하나 확실한 점이 있다면 당장 돌아오는 여름에 펩이 맨시티 감독 자리를 내려둔다고 가정할 때 가장 유력한 감독 후보는 바로 아르테타일 것이라는 점이죠. 펩이나 데 브라이너는 한 목소리로 아르테타가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코멘트할 정도고요. 트윗발 뉴스로는 펩 밑에서 함께 일했던 전현직 스태프들을 아스날 코치진으로 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막말로 어차피 냅두면 높은 확률로 맨시티 감독 될겁니다. 얼마전 맨시티에게 박살나는 모습을 보고도 아스날에 오고 싶어한다는게 신기할 정도죠. 그럴거면 여기서 미리 긁어보는게 아주 나쁜 선택은 아닐 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4. 그렇다면 아스날 근본은?

아르테타는 아스날에서 5시즌을 뛰었습니다. 이적해오고 2년차에 바로 부주장을 달았고, 마지막 2시즌은 클럽의 주장이었죠. 아스날 주장들의 악명이 워낙 높다지만 아르테타는 아스날에서 훌륭하게 주장직을 수행하며 많은 신망을 얻은 선수입니다. 타팀 팬들이라면 큰 관심이 없었겠지만 나름 고별전에서 관중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별도의 환영행사까지 가지고 은퇴한 선수이기도 하고요. 클럽에게는 한동안 아스날에서 뛰던 선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인물이죠. 물론 융베리나 비에이라처럼 팀의 큰 역사를 함께했던 레전드는 아니겠지만 그들보다 훨씬 최근에 클럽에서 핵심으로 활동한 선수이기에 현재 아스날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은 그들에 못지 않을 겁니다. 지금 팀에 남아있는 메르테자커도 아르테타 다음에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사람이었고, 스쿼드에는 아르테타가 주장이던 시절 함께 뛰던 베예린이나 체임버스, 홀딩, 외질도 남아있으니까요. 벵거의 축구를 겪었고 잘 플레이했던 선수라는 점은 아스날에게는 분명 가점 요인 중 하나입니다.



5. 풍부한 프리미어리그 경험

아르테타는 스페인 사람이지만 에버튼에서 뛰기 시작한 2005년 이래로 모든 축구 활동을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한 사람입니다. 선수로나 코치로나 늘 프리미어리그를 벗어난 적이 없었기에 언어나 리그 스타일, 기타 적응 문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당장 전임 에메리가 영어 문제로 고생을 했고, 알레그리도 지금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죠. 물론 감독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적응 문제를 이야기한다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



6.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부임 타이밍

아스날 입장에서는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아르테타 선임에 있어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만큼 말아먹은 상황이 아니면 아르테타를 선택하기도 어렵죠. 에메리 선임 시에도 아르테타는 매우 강력한 후보 중 하나였는데 그 때에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검증(?)된 에메리가 부임하는게 일견 맞아보이기도 했고요. (물론 저는 그 당시에도 아르테타를 밀긴 했지만...)

이번 시즌에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몇달간은 아르테타가 천천히 팀을 정비할만한 시간과 명분 그리고 팬들의 응원을 벌 수 있을겁니다. 벵거 직후라면 그런거 없었겠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잘렸을거고 감독이 문제 맞나? 선수가 문제인가? 싶었을텐데. 지금은 그래도 어디가 어떻게 얼만큼 문제인지가 꽤 보이는 상황이니...



7. 물론

이래도 망할 감독은 어쨌든 망합니다. 절대 망할 것 같지 않은 감독도 별 이상한 이유나 생각치도 못했던 부분에서 트러블을 만들면서 망하기도 하고요. 잘 할지 못 할지는 그 어떤 감독이 와도 장담은 못할겁니다. 당장 펩이나 지단이 아스날에 와도 잘 해낼지 장담할 수 없을테니까요. 초보 감독이야 더 말할 것도 없죠.

한 6개월이나 1년 6개월 뒤에 제가 이 글을 다시 꺼내보면서 이불킥을 할 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제가 보기에 레알 마드리드에 지단은 아무리봐도 아닌 것 같았는데 챔스 3연패를 하면서 신화가 되었고, 포체티노는 첫 시즌 보고 그냥 딱 토트넘 수준이네라고 생각했는데 챔피언스리그를 개근하며 리그와 챔스 모두 2위까지 오르는 클럽 역사에 남는 시기를 만들었습니다. 솔샤르? 이제 곧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위아래로 롤러코스터만 한 4번 타지 않았나요.

그래도 희망사항인지 선수 시절 아르테타의 후광일지는 몰라도 이번 선임은 이전의 선택보다 무리수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어느정도의 무리수를 던져야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애초에 근본적으로는 감독 윗선 쪽이 좀 달라져야 할텐데, 외부에서 아스날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감독이 오지 못하는 이상 차라리 아르테타처럼 클럽 내에서 어느정도 자기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오는게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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