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피셜에 가깝기는 한데...
저는 사실 벤투가 이승우를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승우의 수비력에 있습니다.
제가 전에 이 문제에 대해 썼던 글 아래 링크합니다.(이강인의 데뷔전을 칭찬하며 곁다리로 이승우의 약점에 대해 썼었습니다.)
벤투호의 전술상 양쪽 윙백이 높이 올라가면서 6명의 선수가 상대팀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 공격을 하기 때문에, 상대의 역습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격을 나간 6명의 선수는 공격중에 공을 빼앗기면, 상대가 빠르게 역습을 하지 못하게 상대 선수를 압박해서 패스줄기가 빠르게 나오지 못하도록 지연하는 수비를 잘해줘야 합니다.
다시 재탈취해주면 더 좋지만, 재탈취를 못하더라고 상대가 한방에 공을 전방으로 연결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수비를 잘 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승우는 저번 시즌 베로나에서 출전 기회를 얻었을 때 이 부분에서 취약점을 보였습니다.
공격을 나가다가 이승우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겼을 때, 빠르게 상대 수비를 압박해서 공격을 지연시켜 주지 못하는 바람에 공이 베로나 쪽으로 한방에 연결이 되고 그로인해 상대팀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는 장면이 여러번 있었고 실제로 골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사실, 똑같은 문제가 이청용에게도 있었습니다. 이청용이 전성기였을 때는 이런 문제가 없었는데, 톰밀러에게 당한 후 복귀한 경기에서 이청용이 공을 빼앗겨서 거기서 부터 시작되는 상대의 역습에 골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이청용의 이러한 약점이 이청용이 주전경쟁에서 힘들어졌던 이유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청용은 최근 경기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마치 전성기 때로 돌아간 듯한 모습으로 이런 턴오버의 약점이 없어졌더군요.
이승우도 이런 '수비적 약점'을 보완하는 중이라 들었습니다. 이승우 본인이 스스로 '바르셀로나에서는 공격하는 법만 배웠지 수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지금 베로나에서 수비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었죠.
뭐, 뇌피셜에 가까운 글을 길게 썼지만, 벤투가 이승우를 이번에 선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너무 벤투 역시 쓰레기 감독이었구나! 이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뭔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최소한 아시안컵이 끝난 후 벤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