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수장 선동열 감독은 4일 KBO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작 시점에서 고개는 숙였다.
그러나 내용적으론 언론의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일관했다.
선 감독의 입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음을 시인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을 비롯한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그 어떠한 청탁과 불법 행위가 없었다고 했다.
‘절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오지환 선발은 코칭스태프와의 치열한 토론의 산물이라고 했다.
대회가 치러질 현지의 날씨, 선수들의 체력적인 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멀티 백업 1순위로 꼽혔지만 토론 과정에서 바뀌었다고 했다.
이는 오직 성적을 내기 위한 결정이라고 못박았다.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선 감독이 말한 치열한 토론을 설명한 과정에서 핵심이 빠져있다.
1순위로 꼽힌 선수가 바뀐 게 문제가 아니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누가 오지환을 추천했는지가 중요하다. 그게 진실이다.
왜냐하면 각 구단의 병역 미필자 끼워넣기가 과연 있었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선 감독과 오지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구단의 일방적 밀어넣기 행태에 경종을 울리자는 취지다.
그리고 선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갖고 나온 것은 자신의 입장문이 전부다.
KBO에 회의록이 있다고 했다. 회의록은 사후 작성된 것이다. 단순히 보고용에 불과하다.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회의록에선 치열함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치열했다고 하는 주장은 선 감독의 말뿐이다.
선 감독은 10일 문체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연 이런 부실한 KBO 회의록으로 국회를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병역이다. 시대의 변화에 둔감했다고 사과한 점은 의미있다. 그러나 다음 발언이 문제였다.
아직도 오로지 승리, 그리고 승리였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말하면서도 승리를 언급했다.
정말 성적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 국가대표 야구대표팀 수장이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모든 것을 아우러야 한다. 모든 것을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올림픽 금메달은 무의미하다.
승리에 이르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이번 오지환 사태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선 감독이 한국야구의 미래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
현재의 병역면탈 의혹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 그냥 덮으려해선 안된다.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언론에 압력(?)을 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자세다.
지금 중요한 것은 선 감독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약체팀을 상대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야구대표팀에 상처받은 대한민국 국민의 명예를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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