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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팀에 헌신하는 선수를 흔히 ‘마당쇠’라고 부른다.
롯데의 베테랑 투수 노경은(34)은 올시즌 팀의 마당쇠 역할을 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팀이 어려울 때마다 나서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시즌 막판에는 다시 선발로 돌아와 롯데가 가을 야구 희망을 잇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더불어 노경은은 올시즌이 끝나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 14년 생활을 보상받는다.
롯데가 꺼져가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다시 살려낼 수 있었던 데에는 노경은의 공이 컸다.
선발로 복귀한 9월 들어 호투 릴레이를 펼치며 팀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수원 KT전에서는 7이닝 1실점 역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노)경은이가 박세웅과 송승준이 자리를 비웠을 때도 선발로 와 제 역할을 잘 해줬다. 제구가 잡히면서 안정감이 올라갔다”며 노경은의 공을 높이 샀다.
노경은은 “연차가 오래되니 마운드에서 편한 생각을 하고 던지게 된다. 수비 도움이 크면 ‘하늘이 돕는 날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실책이 나오면 ‘그런 날이구나’라고 생각하고 1이닝 씩 막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던진다. 그날 경기 분위기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최근 호투 비결에 대해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커브의 구사율을 높이긴 했다. 밖에서 봤을 땐 기량이 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2군에서 던지던 걸 그대로 하는 것 뿐이다. (안)중열이한테도 경기전에 ‘2군 경기라고 생각하고 하자’고 말한다. 부담을 내려놓고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1군에서 기회를 잡게 된 이유다. 이 부분은 코치님들도 잘 알 것이다”라며 마음가짐이 변화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올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일을 도맡은 노경은은 이에 대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선발을 안시켜준다고 불만을
표현했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두산 시절부터 내 야구 인생관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사장보단 부장 마인드다. 보직 변경에 대해선 전혀 불만 없다. 뒤에 날 받쳐줄 중간 투수들이 많이 있는 선발 보직이 가장 편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보직을 두루 경험한 만큼 동료 투수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는 노경은은 “마무리 투수가 블론세이브를 전혀 하지 않으면 다 메이저리그로 가야한다. 수치로 따졌을 때도 블론세이브보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경기가 더 많다. 내가 선발과 불펜 경험이 많기 때문에 투수들의 고충을 잘 안다. 그래서 더 격려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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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에게 올시즌이 남다른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바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그간 노력과 수고를 보상받았다는 점에서 노경은은 생애 첫 FA를 ‘훈장’에 비유했다.
그는 “좋은 계약 여부를 떠나 평생 한 번 받는 훈장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FA 자격을 취득한 것 자체만으로도 스스로에게 너무 뿌듯하고 설렘도 크다”며 자신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 생겼다며 웃었다.
롯데는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가을 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노경은은 “시즌 초반에는 기회를 잡는데만 신경썼다. 지금은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기는데만 집중한다. 마운드에서 내 할 것만 잘하면 타선의 도움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을 신경쓰는 것 보다 내가 할 일을 잘 하는 것에만 신경쓰고 있다”며 롯데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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