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규약 제155조 1항은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를 어긴 김 대표는 3일 구단에 사직서를 냈다. 최 심판은 다른 야구인들에게도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 조장이었던 최 심판은 자신의 권한을 사적인 목적을 위해 '현금화'했다.
최 심판 외에 구단 관계자와 금전 거래를 한 심판은 없는 것으로 KBO는 파악 중이다. 그러나 현재의 심판 운영 시스템이 달라지지 않으면 '제2의 최 심판'은 다시 나올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개인적 인연이었다. 미국·일본과 달리 KBO리그 심판들은 모두 '경기인' 출신이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가장 많고, 적어도 고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다. 각 구단 감독·코치·선수·직원들과는 한 다리만 건너면 선후배로 엮인다. 서로의 직무가 아니라, 나이 또는 학번으로 얽히다 보니 '심판이 돈을 요구하는 것'과 '후배가 돈을 부탁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심판이 심판다울 수 있도록, 그래서 야구를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이 심판과는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KBO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팬들은 심판 없는 야구를 보게 될지 모른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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