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리그 최고 선수가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랜트(포워드, 208cm, 108.9kg)가 이적시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선수옵션을 사용해 이적시장에 나온 그는 옵션을 유지했을 경우 다가오는 2019-2020 시즌 3,1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장기 계약을 따낼 수 있는 만큼 당연히 FA가 되기로 했다.
그는 지난 여름에 골든스테이트와 계약기간 2년 6,15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선수옵션이 들어가 있는 계약으로 지난 시즌에는 3,0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했다. 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옵션이 들어간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고한 데로 장기 계약을 노리고 있어 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듀랜트는 시즌 중에도 자신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계약 규모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골든스테이트에서 뛰는 동안 자신의 몸값을 일정 부분 줄이면서 팀의 전력보강에 여지를 만든 만큼, 이번에는 대형 계약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017년 이후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었지만, 전년도와 엇비슷한 계약을 맺으며 골든스테이트에 남았다.
비록 이번에 부상으로 말미암아 아쉽게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듀랜트는 골든스테이트에서 세 시즌 동안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208경기에서 경기당 34.1분을 소화하며 25.8점(.524 .384 .883) 7.1리바운드 5.4어시스트 1.5블록을 기록했다. 그가 뛰는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3년 연속 결승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뛸 때보다 효율은 훨씬 더 좋아졌다. 득점은 근소한 차이로 하락했지만 성공률은 더욱 높았다. 제공권 싸움에서도 변함없이 힘을 보탠 가운데 득점원들이 많은 점을 십분 활용해 어시스트 수치도 끌어올렸다. 탄탄했던 기존 전력에 그가 가세하면서 골든스테이트는 독보적인 대권주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였다. 그는 3년 동안 플레이오프에서는 48경기에서 평균 37.1분 동안 29.6점(.514 .395 .899) 7.1리바운드 4.5어시스트 1.2블록을 더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경기당 32.3점을 몰아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듀랜트는 상대 수비를 압살하면서 골든스테이트가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이번 파이널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당했고, 이로 인해 다가오는 2019-2020 시즌 출장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부상 당시만 하더라도 옵션을 활용해 골든스테이트에 남을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아니었다. FA로 그를 붙잡길 원하는 팀이 많았고, 옵트아웃을 택했다.
듀랜트가 이적시장에 나오면서 많은 팀들이 그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외에도 브루클린 네츠, 뉴욕 닉스 등은 일찌감치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 다른 팀들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브루클린과 뉴욕이 듀랜트를 데려갈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ESPN』에서는 브루클린을 차기 행선지로 점치고 있다.
브루클린은 이번 여름에 카이리 어빙과 듀랜트를 동시에 붙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듀랜트까지 붙잡을 경우 이후 선수 보강은 무난할 전망이다. 이미 디안드레 조던의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을 정도. 지난 여름에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가 생애 처음으로 컨퍼런스를 옮겼듯이 듀랜트 또한 컨퍼런스를 바꿀 확률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인다.
한편, 골든스테이트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널 당시 듀랜트에게 최고대우 이상의 계약을 안길 뜻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재정적인 부분에서 안게 되는 부담이 커지는 데다 이후 막대한 사치세와 마주해야 한다. 클레이 탐슨의 존재까지 감안할 경우 골든스테이트도 선뜻 결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듀랜트가 이적시장에 나온 것만으로도 일각에서는 그가 이적할 의사를 굳혔다고 진단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어빙과 강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브루클린에서 뭉칠 확률이 높은데다 골든스테이트가 선뜻 초대형 계약을 제시하기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에서 친한 동료와 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듀랜트의 거취 결정은 리그에 미치는 파장이 실로 엄청났다. 이번에도 그에 필적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브루클린은 이미 다수의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어 듀랜트, 어빙, 조던이 가세할 경우 엄청난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과연 듀랜트는 이번 여름에 어떤 선택을 할까. 그의 결정에 많은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