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비록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저는 충분히 희망적으로 봅니다.
비록 아시아 무대이고 16세의 어린 선수들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1:1에서 상대를 압도할만큼 뛰어난 개인능력을 가졌을뿐만 아니라, 양쪽 풀백(특히 2번), 11번, 14번, 10번, 7번 등은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능력을 갖고 있더군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볼을 받을 때 퍼스트 터치를 공격 방향으로 가져가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좁은 공간에서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안정적인 볼키핑을 바탕으로 수비진에서부터 공격진영까지 빌드업으로 풀어나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세부적인 부분 전술에 있어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조별예선부터 어제 경기까지를 보면, 팀 전술적으로 만든 골들 보다는 선수들의 압도적인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골들이 많았다고 봅니다.
전반 중반까지 답답하던 경기 양상을,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빠르고 위협적인 개인 돌파를 바탕으로 골을 만들어 내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죠.
하지만 개인 능력에 자신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10명에 가까운 상대 선수들이 자기 진영 중앙에 두텁게 벽을 쌓고 있는데도 왜 유독 중앙 돌파를 고집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경기장이 워냑 논두렁이라 세밀한 플레이에 불리했을 수는 있겠지만, 한국축구의 고질적 약점인 세부 부분전술의 보강은 꼭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전체적인 아시아 수준이 예전에 비해 약간 올라온 것은 맞는거 같지만, 16세 수준에서 인도나 타지키스탄처럼, 전원 수비 후 전방에 뻥 찔러 주며 한 방을 노리는, 시종일관 그거 하나만 파는 로또 축구를 하는 것은 바라지 않거든요.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지는 그 나라들 입장에서는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겠지만, 그 나이때는 성적 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경험을 쌓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