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 갖고 있는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있습니다.
무슨 능력이냐면,
'현시점에서 가장 폼이 좋은 선수를 알아보는 눈'입니다.
슈틸리케는 경기장을 부지런이 돌아다니며 선수들이 뛰는 것을 관찰하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부임하자 마자 여러 경기장을 바쁘게 찾아다니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모아서 경기를 하였고
초반에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갓틸리케가 되었습니다.
슈틸리케가 갓틸리케였던 기간이 아마 1년 6개월 정도였을 겁니다.
이 기간 동안 슈틸리케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는데, 축구팬들은 슬슬 한가지 의문점을 품게 되었죠.
'1년 6개월 동안 그렇게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 해 봤으면 이제 서서히 주전 선수가 확정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매번 경기 때 마다 선수가 계속 바뀌는가.'
선수가 계속 바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전술적인 이유로 선수를 선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현시점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국대 팀을 구성했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 '현시점에서 폼이 가장 좋은 선수를 알아내는 눈'이 슈틸리케가 갖고 있던 감독으로서의 역량의 전부였다는 겁니다.
슈틸리케는 폼이 좋은 선수만 찾을 수 있었지, 선수의 특징을 알아보고 A선수와 B선수를 조합하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11명의 선수들을 최적의 조합으로 구성하는 능력도 없었고 수비조직력은 당연히 만들 수 없었죠.
슈틸리케의 임기가 2년이 지나자 드디어 축구관계자들이 슈틸리케의 밑천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비조직력 조차 갖춰지지 않은 한국은 슬슬 조직력이 강해지고 있는 다른 팀들과 만나서 고전하기 시작합니다.
그 절정을 찍은 경기가 시리아와의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슈틸리케가 어떤 팀에 새로 부임하면 그 팀은 초반에 성적이 좋습니다.
운이 아니라 슈틸리케가 '폼이 좋은 선수를 알아보는 눈'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다라는 것이 슈틸리케의 문제였습니다. 슈틸리케는 조직력과 전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었죠.
한국 축구에 이제 벤투라는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는데,
벤투의 초반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단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투 감독도 슈틸리케 같이 스텝1 한가지 장점만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스텝1 이후 스텝2 스텝3이 있는 감독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