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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랩터스 파이널 진출. NBA 인스타그램 |
미국프로농구(NBA)의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은 지난 4년간 같은 대진으로 이뤄졌다. 서부콘퍼런스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동부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맞붙어 3번은 골든스테이트가 그리고 1번은 클리블랜드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스테픈 커리와 케빈 듀랜트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는 2018∼2019시즌도 어김없이 파이널 진출을 일궈내며 5년째 서부 왕좌를 지켜냈다. 하지만 동부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를 떠나면서 캐벌리어스 왕조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 끝에 새로운 동부의 강자가 탄생한 것이다.
바로 그 주인공은 토론토 랩터스다. NBA 유일의 캐나다 연고구단으로 창단 이후 최초로 파이널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1995∼1996시즌 창단해 NBA에 참여한 이후 23년 만이다. 이로써 NBA 30개 팀 가운데 아직 챔프전 진출 경험이 없는 팀은 6개가 남게 됐다. 그중 가장 오랜 기간 챔피언결정전과 인연을 맺지 못한 팀은 LA 클리퍼스로 1970년 창단이래 49년간 챔프전에 나가지 못했다. 이밖에 덴버 너기츠 42년, 샬럿 호니츠 30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29년의 구단 역사가 있지만 파이널과 연이 닿지 않았다. 토론토와 NBA 입문 동기인 멤피스 그리즐리스, 2002년 창단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는 앞서 언급한 팀들에 비하면 그래도 불평하기는 이른 편이다.
토론토가 이렇게 새 역사를 만들기까지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동부 1위를 차지하고도 클리블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자 그 시즌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드웨인 케이시 감독을 물러나게 했고, 팀 간판선수인 더마 더로전을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보냈고 대신 카와이 레너드를 받아오며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리고 이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레너드는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하며 팀을 파이널로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토론토가 동부의 새 왕좌가 되면서 이제 챔프전도 이전과 다른 새 바람이 불게 됐다. 같은 대진에 익숙했던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당장 골든스테이트는 챔프전 1차전에 듀랜트가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골든스테이트는 서부콘퍼런스 파이널에서도 듀랜트 없이 커리와 클레이 톰슨을 앞세워 당당히 승리를 쟁취했기에 자신감이 넘친다.
반면 토론토는 첫 파이널 경험이라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동부콘퍼런스 결승에서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 2패 뒤 4연승이라는 역전의 기세가 살아있어 이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레너드의 공격력이 뜨겁게 살아있다는 것이 골든스테이트를 긴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