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후반전 대활약을 위한 큰 그림이었을까. 커리는 역시 커리였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8-2019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휴스턴 로케츠와의 2라운드 6차전에서 118-113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골든 스테이트는 5년 연속 서부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골든 스테이트는 덴버 너게츠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승자와 파이널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6차전을 앞두고 골든 스테이트에게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내내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에이스 케빈 듀란트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남은 시리즈를 결장하게 된 것.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은 휴스턴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듀란트의 부상은 골든 스테이트 선수들이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중심에는 ‘스플래쉬 듀오’ 스테판 커리(33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P 4개)와 클레이 탐슨(27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3P 7개)이 있었다. 특히 커리는 후반전에만 무려 33득점을 쏟아부으며 그간의 부진을 말끔이 씻어냈다. 사실 이날 전반까지만 해도 커리는 무득점에 그치며 극심한 야투 부진에 빠졌다. 여기다 어이없는 패스 실책까지 범하는 등 최근 부진한 경기력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 커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3쿼터에 나선 커리는 장기인 외곽슛이 터지지 않자 돌파, 플로터 등 2점슛을 위주로 득점을 쌓으며 야투 감각을 조금씩 되찾았고, 3쿼터 종료 2분 경에는 이날 경기 첫 3점슛을 터뜨리며 확실히 살아나고 있음을 알렸다.
백미는 4쿼터였다.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4쿼터 커리는 3점슛 3개 포함 무려 23득점을 쏟아부으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휴스턴은 커리의 불타오른 슛 감각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팀 내 최고 수비수 PJ 터커를 커리의 전담 수비수로 붙여봤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이번 시리즈 내내 커리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 5차전까지 야투율은 39.1%에 머물렀고, 3점슛 성공률 역시 26.3%로 30%가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4차전 연장전에서는 노마크 덩크 실패로 자신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기도 했다. 하지만 커리는 커리였다. 팀이 필요로 할 순간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치면서 자신이 왜 슈퍼스타인지를 몸소 증명했다.
골든 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 들어 듀란트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커리와 탐슨은 좀처럼 슛 감각을 되찾지 못하며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공격을 홀로 이끌었던 듀란트는 종아리 부상으로 남은 시리즈 결장이 확정되면서 더욱 큰 악재를 맞이했다. 때문에 이날 커리의 부활은 골든 스테이트에도 굉장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제 골든 스테이트는 서부 파이널 무대로 향한다. 듀란트가 언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커리를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의 분전이 절실할 터. 과연 그 중심에 서야 할 커리는 이날 경기를 발판 삼아 완벽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왼손 손가락 부상이 좀 더 안 좋아진것 같아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