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고작 50경기…목마른 이청용이 팰리스를 떠난다
▲ 이청용이 크리스탈팰리스를 떠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50경기 출전 기록을 남기고 이청용이 3년 반 동안 몸담은 크리스탈팰리스를 떠난다.
크리스탈팰리스는 9일(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로 3명의 1군 선수와 결별한다고 알렸다. 이 가운데 이청용이 포함됐다.
이청용에게 크리스탈팰리스는 귀중한 기회로 여겨졌다. 이청용은 2009년 여름 당시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볼턴으로 이적하면서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했다. 볼턴의 선이 굵은 축구에 기술과 속도를 더하며 연착륙한 이청용은 볼턴이 강등된 가운데도 팀을 지켰지만 2014년 2월 끝내 크리스탈팰리스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재도전했다.
험난한 주전 경쟁을 넘지 못했다. 크리스탈팰리스는 줄곧 강등당하지 않고 버텼지만 경기 운영 스타일은 힘과 속도를 강조해 투박했다. 감독 여럿이 팀을 맡았지만, 큰 기조에는 변화가 없었다. 측면 공격수들의 1대1 돌파에 의지하는 바가 큰 가운데, 이청용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청용은 크리스탈팰리스의 유니폼을 입고 3년 반을 활약했다. 출전한 경기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딱 50경기다. 나쁘지 않은 출전 기록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가 뛴 시간은 채 2000분이 되질 않는다. 경기당 채 40분을 뛰지 못했다는 뜻. 주로 교체 출전이 많았다. 2017-18시즌 가운데도 감독 교체를 겪었고, 로이 호지슨 감독 체제에서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가운데 3경기만 선발 출전이고 6경기는 교체로 출전했다.
결국 출전 기회의 저하는 이청용의 3연속 월드컵 출전의 꿈도 접게 만들었다. 이청용은 지난달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최종 명단 28인'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 4일 발표된 최종 명단에서 이청용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FA 신분을 얻은 선수는 구단간 오고 가는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새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즉, 올여름 이청용을 원하는 구단은 이적료를 지급하지 않고, 개인 협상에서만 합의점을 찾으면 그를 영입할 수 있다.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좁아진 팀 내 입지 탓에 이적을 고려한 지난 몇 년간 스완지 등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물론 리즈 유나이티드, 버밍엄 시티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이적이 불발됐다. 또한, 이청용이 2015년 1월 볼턴을 떠나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피오렌티나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청용도 월드컵을 위해 노력했지만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친정 볼턴으로 이적을 추진하다가 공격수의 연이은 부상으로 이적이 무산됐다. 팀에 잔류했지만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와 다름 없었다.
이청용은 다음 주 개막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서 마지막 순간에 낙마했다. 월드컵 불참은 선수 본인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를 떠난 그에게 올여름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이청용이 앞으로 한 달가량 시간을 두고 새 팀을 찾는다면, 그는 올여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프리시즌을 통해 몸상태를 끌어 올려 2018-19 시즌을 맞게 된다.
그동안 이청용은 매년 여름마다 대표팀 일정, 혹은 부상을 이유로 소속팀 프리시즌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대표팀과는 멀어졌던 작년 여름에도 크리스탈 팰리스의 홍콩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명단에서 제외됐었다.
그동안 이청용은 매년 여름마다 대표팀 일정, 혹은 부상을 이유로 소속팀 프리시즌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대표팀과는 멀어졌던 작년 여름에도 크리스탈 팰리스의 홍콩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명단에서 제외됐었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크리스탈팰리스가 이청용과 계약을 포기하면서 이제 새로운 팀에서 출발을 노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