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국프로축구 상하이 상강이 연봉 220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세금을 빼고 이 정도 액수였으니 실제 연봉은 400억원이 넘었다. 과거 토트넘을 이끌었던 빌라스 보아스 상하이 감독이 성용이에게 두차례나 전화를 했다. 하지만 성용이는 단호하게 이 제안을 거절했다.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주장이 한 수 아래 중국프로리그에서 뛰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아버지 기영옥(61) 광주FC 단장이 전한 이야기다. 2014년 10월 파라과이전부터 4년 째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기성용이 주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설명이었다.
이제까지 A매치 99경기에 출전한 기성용은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까지 딱 한 경기만 남겨뒀다. 기성용은 허리 통증 탓에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는 결장한다.
6월 1일 전주에서 열리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 그가 출전한다면 한국축구 역사상 14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다. 기성용은 “어느새 시간이 흘러 센추리 클럽까지 딱 한 경기가 남았다. 대표선수로 뛰는 건 가장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몇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던 기성용은 경기가 끝나면 통증이 도져 곧바로 얼음찜찔을 한다. 기 단장은 “웨일스 끝자락에 위치한 스완지는 우리나라로 치면 목포쯤 된다.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 출전하려면 런던까지 3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 다시 12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 몸이 녹초인 상태로 경기를 치르는데, 팬들은 조금만 부진해도 비난한다. 이영표 해설위원이 최근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 단장은 “아빠의 마음으론성용이가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으면 한다. 이젠 자신의 몸을 추스리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