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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한 축구 클럽에서 22년을 보냈다. 시대를 풍미하며 클럽의 역사에 굵은 발자국을 남긴 축구 지도자가 떠나는 길에 적의(敵意)는 없었다. 최대한의 격식을 갖춰 존중과 찬사를 보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라포드에서 맨유와 아스널의 경기가 펼쳐쳤다. 매 시즌 최소 두 번씩 만나는 양팀의 경기는 특별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고 마지막으로 가지는 맨유와의 원정 경기였기 때문이다.
맨유는 최대한 예를 갖췄다. 벵거 감독과 수 많은 대결을 펼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그라운드에 함께 올랐다. 퍼거슨 전 감독은 무리뉴 감독도 불러냈다. 그라운드 위에서 맨유가 준비한 트로피가 퍼거슨 전 감독의 손에서 벵거 감독의 손으로 건네졌다. 트로피에는 문구가 새겨졌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아스널에서 아르센 벵거가 쌓은 업적을 기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해 알렉스 퍼거슨 경과 주제 무리뉴가 드립니다'
사실 트로피에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이름이 새겨질 계획은 없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획이 변경됐다. 경기에서 맞설 무리뉴 감독이 직접 트로피를 건낼 예정이었지만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아닌 퍼거슨 전 감독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벵거 감독과 견줄 라이벌은 퍼거슨 감독이다. 특히 맨유에서 내가 벵거 감독과 쌓은 이야기는 불과 몇 년에 불과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경기 후 벵거 감독은 "경기 시작에 앞서 트로피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길고 긴 이야기의 끝을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평소와 다름 없는 한 경기에 불과했지만, 맨유가 보여준 환대에 감사한다."며 맨유와 아스널은 여전히 싸울 것이며, 팬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다. 이제 퍼거슨 감독과 레드 와인 한 잔을 하고 싶다. 언제나 나를 위해 좋은 와인을 준비해줬다"고 감사의 인사와 두 클럽의 발전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