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울산 넥센전, 4-3 천신만고 끝에 승리. 승리의 주역은 여러 명이다. 선발 김원중은 5이닝 2실점으로 싸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이병규와 채태인의 솔로포, 번즈의 결승타에 손승락의 세이브까지 허슬플레이까지 보여준 투타 협업으로 웃었다. 채태인은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주장 이대호의 타격감이다. 개막 후 이대호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9일 현재 타율 0.226(53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OPS 0.602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 57위는 낯선 순위다. 10일 넥센전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출전한 14경기 중 세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의 기대치에 비하면 부족하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0.091로 저조한 게 아쉽다.
이대호는 롯데 타선의 심장이다. 지난 시즌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4년 총액 150억원에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타율 0.320(540타수 173안타)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해 박수를 받았다. 주장으로 팀을 다잡으며 정규시즌 3위를 이끌었다. “롯데에서 꼭 우승을 해보는 게 소원”이라던 이대호는 겨우내 사직구장에 울려퍼지는 부산갈매기를 상상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맞이한 개막, 팀전체가 흔들렸다. 개막 7연패를 당하자 롯데팬에게는 영웅이나 다름없는 이대호조차 비난의 대상이 됐다. 퇴근길 치킨박스를 등에 맞는 수모까지 당했다.
지금 이대호의 스트레스는 상상이상일 터다. 그만큼 이대호의 책임감은 무겁다. 타격감이 부진해도 이대호는 부상이 아닌 이상 붙박이 선발 4번타자다. 상징성은 물론 그 동안 보여준 기량, 또 주장의 역할까지 감안하면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다.
프로야구는 단체스포츠다. 10일 승리도 투타 조화가 이루어진 덕이다. 손승락은 “자신에게 주어진 몫만 해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톱니바퀴의 일원으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할 때 찾아오는 게 승리라는 의미. 하지만 이대호는 단순한 톱니바퀴가 아니다. 그가 폭발한다면 팀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롯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대호가 살아나야한다. 이 명제는 절대적이다.
대호만 살아나면 이제 좀 볼만하겠는데 거참 모를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