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첼시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패해 고개를 떨궜다.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린 전술도 맨시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고 '안티 축구'라는 조롱까지 받은 첼시다.
첼시는 5일(한국시간) 영국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에서 맨시티에 0-1로 패했다.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직행 마지노선인 4위 진입을 위해 승점 추가가 절실했다. 하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4위 토트넘(승점 58)과 승점 차는 5점으로 더 벌어졌다.
첼시는 맨시티의 막강한 공격력을 의식해 수비적인 전술로 나섰다. 아스필리쿠에타와 크리스텐센, 뤼디거가 스리백을 구축했고 모제스와 알론소가 측면에 배치돼 수비 가담을 도왔다.
공격진에도 변화가 컸다.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알바로 모라타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 마르티네스, 윌리안이 최전방에서 제로톱 전술로 공격을 풀어갔다.
그러나 공격도 수비도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맨시티의 공격력에 이러한 전술도 통하지 않은 것이다. 맨시티는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펼치며 자신들이 풀어가고 싶은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첼시의 수비진은 흔들렸고 공격 역습 역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맨시티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던 첼시. 전반은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결국 후반에 실점하고 말았다. 전술만 놓고 본다면 이길 의지가 보이지 않았던 첼시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뒤늦게 지루와 모라타를 투입해 변화를 모색했지만 이미 맨시티로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이었다.
외부에서의 평가도 냉정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축구 전문가 제이미 레드냅은 "안티 풋볼이었다. 축구에 대한 범죄 행위였다"며 첼시의 전술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경기, 지지 않는 축구를 선택하는 이유를 이해한다. 하지만 확실한 의도를 드러냈어야 한다"며 "첼시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첼시는 공격 자체를 하기 싫은 것처럼 보였다. 그냥 첼시가 맨시티에 승점 3점을 주고 시작했어야 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첼시의 자물쇠 축구. 그 결과 맨시티는 리그 우승에 더 가까워졌고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한 걸음 멀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