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의 장단점에 대한 견해 차이가 중국 축구에 대한 논쟁으로 비화돼 축구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 논쟁은 중국 출신 축구선수와 중국대표팀의 부진 원인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졌다.
논쟁의 주인공은 중국의 세계적인 IT기업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베이징대의 허웨이팡(賀衛方) 교수(법학)다. 마 회장은 중국 슈퍼리그(CSL) 광저우 헝다의 지분을 50%나 소유한 '축구 관계자'이기도 하다.
22일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2016년 세계 저샹(浙商,저장 상인) 상하이포럼 및 상하이 저샹상회 설립 30주년 대회에서 강연을 했다.
마 회장은 중국 축구가 부진한 이유로 중국의 문화와 교육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말이 허튼소리일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14억의 인구 중에서 축구 대표팀에서 뛸 뛰어난 11명의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충돌을 두려워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네트를 두고 하는 탁구, 배구, 테니스 등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충돌이 없는 종목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 다투지 말라고 교육한다"며 "때론 충돌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돌을 두려워하는 사고 방식으론 좋은 축구팀을 꾸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 회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베이징대의 허웨이팡 교수가 반론을 펼쳤다.
허 교수는 "중국 축구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양도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동양에도 충돌은 있다. 맹자는 탕왕과 무왕의 혁명을 지지했다"며 마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창조성과 단합력이다. 현재 중국은 창의적이지 않다. 그리고 개인의 이익에만 밝은 사람은 단합력이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축구 선수들의 창의력 부족과 떨어지는 팀 결속력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최근 성적을 내기 위해 슈퍼리그 클럽이 높은 가격에 세계적인 선수들을 앞다퉈 영입했다. 올해 리그에서 득점 순위 20위 안에 든 선수 가운데 중국 선수는 단 한 명뿐"이라며 CSL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몇몇 클럽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승리했지만 이것이 중국 대표팀이나 클럽 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중국 국내 공격수들은 점점 기회를 잃고 있고 이것이 대표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슈퍼리그에서 매우 적은 중국 선수들만 주전 공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현재 중국 CSL 무대에서는 학손 마르티네스, 파울리뉴(이상 광저우 헝다), 아사모아 기안, 헐크(이상 상하이 상강),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 조(이상 장쑤 쑤닝), 에세키엘 라베치, 제르비뉴(이상 허베이 화샤 싱푸), 그라치아노 펠레, 파시스 시세(이상 산둥 루넝)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비해 중국 선수의 기량이 크게 떨어지고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시즌 상하이 상강과 산둥 루넝이 거액의 자금을 들여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ACL 8강에 올랐지만 각각 한국의 전북 현대와 FC 서울에 패해 4강 진출엔 실패했다.
마 회장이 50%의 지분을 가진 광저우 헝다는 2011년 이후 CSL에서 내리 6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축구굴기'를 외치면서 거대 자본이 투입됐고 앞다퉈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
광저우의 SCL 6연패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와, 중국 전,현직 국가대표 등 다른 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중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것이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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