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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돼" 안경 선배의 마지막 외침 "정말 이기고 싶던" 일본 잡고 눈물 펑펑

  • 작성자: 몽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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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965
  • 2018.02.24
휴대폰·인터넷 끊은 여자 컬링팀 "들리는 이야기에 우리가 컬링 역사 쓰고 있다고..."

[오마이뉴스 글:소중한, 사진:이희훈]

▲ '이겼다!' 환호하는 '팀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이희훈

▲ '안경 선배' 김은정 눈물 펑펑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대7로 승리 거둔 한국의 스킵 김은정이 눈물을 흘리며 관중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 경기가 열린 23일 강릉 컬링센터. 일본의 막판 추격으로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샷을 앞둔 스킵 김은정이 경기장 끝 발판에 발을 기댔다. 시계는 경기 시작 후 3시간 1분이 지난 오후 11시 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닥을 응시하던 김은정은 이내 고개를 든 채로 조심스레 발을 굴렀다. 그리고 그의 손을 떠난 스톤. 김은정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웨이트(속도) 봐, 가야 돼, 웨이트 봐, 가야 돼, 가야 돼, 가야 돼, 가야 돼!"

스톤의 속도가 느려질수록 김은정의 목소리가 커졌고, 그만큼 김경애·김선영의 스위핑(빗자루질)도 빨라졌다. 김은정의 외침과 스위핑, 그리고 스톤이 굴러가는 '스으윽' 소리는 적막하던 관중석을 점점 뒤흔들기 시작했다. 

▲ '마지막 투구, 들어갔다'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엑스트라 엔드에서 한국의 마지막 스톤이 티에서 1번 스톤으로 자리잡자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안경 선배'의 눈물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끝에 일본을 8-7로 꺾은 한국 김은정이 김영미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김은정의 손을 떠난 붉은색 스톤이 가까스로 하우스에 들어섰다. 그리고 하우스 가운데에 새겨진 오륜기를 살짝 가렸다. 한국의 스톤은 일본의 노란색 스톤보다 하우스 중앙에 더 가까웠다. 한국 여자 컬링팀 네 선수(김은정·김경애·김영미·김선영)는 번쩍 손을 든 뒤 서로를 껴안았다. 

'영미' 김영미와 '영미 친구' 김은정, '영미 동생' 김경애, '영미 동생 친구' 김선영은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안경 선배'란 별명을 얻은 김은정은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까지 벗어던진 채 눈물을 훔쳤다. 졸인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김민정 감독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관중석의 환호성은 이내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으로 바뀌었고, 눈물을 닦아낸 선수들은 비로소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은정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결승 상대는 스웨덴... "기다리는 입장에서 플레이"

여자 컬링팀이 기어이 일을 냈다(관련기사 : 일본 맹추격 뿌리친 여자 컬링, 연장 접전 끝에 승리). 예선전을 조 1위(8승 1패)로 통과하며 파죽지세를 자랑하던 그들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일본을 준결승에서 만나 11엔드 접전 끝에 설욕했다(8-7).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던 한국은 막판 일본의 추격에 연장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김은정의 마지막 드로우(오로지 하우스에 도달하기 위한 샷)가 압권이었다. 

▲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김은정 선수가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이희훈

▲ 눈물의 손키스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대7로 승리 거둔 한국 스킵 김은정이 관중들을 향해 손 키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김은정은 마지막 샷이 드로우만은 아니길 바랐다고 한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우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라며 "일본전은 정말 이기고 싶었고, 마지막 샷이 드로우가 아니었으면 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김은정은 "컬링에서 스킵은 마지막에 드로우를 해 이겨야 하는 거고, 그게 저의 역할이고 의무이다"라며 "조금 망설였지만 경애의 '그냥 드로우 해야 한다'는 말 한 마디에 '어쩔 수 없다, 난 이걸 해내야 한다' 생각하고 (투구하는 곳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웨이트만 생각하고 (스톤을) 던졌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정은 "일본전은 꼭 이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예선에서 일본에게 지고 너무 화가 많이 났다"고 말한 그는 "예선에서 유일하게 진 일본을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 점이 우리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팀보다 이겨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더 집중했다"라며 "그렇다 보니 팀원 모두가 좋은 샷으로 게임을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 '이번 작전은' 머리 맞댄 팀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 김은정 선수가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 이희훈

▲ 응원전에 등장한 '팀킴 가계도'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한 관중이 김영미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피켓을 만들어서 응원하고 있다.
ⓒ 이희훈

▲ 영어 애칭으로 컬링팀 응원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이 열리는 가운데, 외국인 관중이 한국 선수들의 영어 애칭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김영미 '팬 케이크', 김선영 '써니', 김은정 '애니', 김경애 '스테이크', 김초희 '쵸쵸'이다.
ⓒ 이희훈

▲ '안경 선배' 김은정 응원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 경기에서 관중이 대한민국 김은정을 응원하는 그림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무엇보다 집중력과 정신력이 강조되는 컬링인 만큼 선수들은 휴대폰과 인터넷까지 끊고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김은정은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저희가 컬링의 역사를 쓰고 있다고 하던데, 올림픽 오기 전에 말 그대로 역사를 쓰고 싶었다"라며 "(오늘 경기 전) 이만큼 노력해서 준결승까지 왔는데 메달 하나는 따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중분들의 응원을 들어보면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낀다. 또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고, 사진을 찍자고 하고, 저희에게 너무 응원을 많이 보내주셔서 (국민적 성원을) 느끼고 있다"라며 "경기장에 와주신 분들도 저희에게 도움이 되게 응원을 너무 잘 해주신다. 그래서 저희가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결승전 상대는 이날 같은 곳에서 영국을 꺾은 스웨덴으로 결정됐다. 김은정은 "스웨덴은 공격적인 샷을 많이 한다"라며 "저희는 깔끔하게 기다리는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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