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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 MLB리포트]20초 동안에 던지고 때려라

  • 작성자: 민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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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627
  • 2018.01.13
다시 평균 3시간을 넘긴 MLB, 투구간 간격 20초 규정 도입 눈앞에

2018시즌에도 MLB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경기 진행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즉 경기 시간 단축입니다.

2015년 롭 멘프레드가 신임 커미셔너에 임명된 이후 이 문제는 끊임없이 주제가 됐고, 다양한 의견과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해 왔습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의견 개진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채택된 적이 없었던 고의 볼넷을 수신호로 내보내는 규정마저 도입됐을 정도입니다. 한 경기에 한 번도 나올까말까한 고의 볼넷을 수신호로 내보내는 것이 과연 얼마나 시간 절약이 되겠느냐는 말도 있지만,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이닝 사이에 투수가 워밍업을 하는 시간을 정하고,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시간도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타자가 타석에서 적어도 한 발을 빼지 못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5년에는 평균 경기시간이 2시간56분으로 전년도보다 6분이나 줄면서 원하던 평균 3시간 이내의 목표를 이뤘지만 2016시즌에는 3시간으로 약간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2017시즌에는 3시간5분11초로 더욱 늘어졌습니다. 그러자 MLB 사무국에는 다시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떻게든 경기 시간을 다시 단축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굳습니다.


            더블A와 트리플A리그에서는 투수가 공을 던지 후 다음 공을 던질 때까지 20초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올해부터 빅리그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급진적인 변화는 ‘20초 투구 규정 적용’ 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MLB는 2015시즌부터 마이너리그에서 ‘20초 시계’를 설치했습니다. 운동장의 잘 보이는 곳에 20초를 알리는 전자시계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순간부터 다음 공을 던지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20초 내에 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기존에도 루상에 주자가 없을 경우 12초 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주자가 있을 때도 20초 안에 다음 공을 던져야 합니다.

2014년 가을 애리조나 리그에서 시험적으로 20초 룰을 적용했고, 2015년부터는 더블A, 트리플A리그까지 이 규정을 확대했습니다. 이 규정으로 2015시즌에 평균 약 12분의 경기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MLB의 경기당 투구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1988시즌 한 경기에서 팀 당 투구수는 136.2개였습니다. 2009년에는 147.4개로 늘어났고, 2016시즌에는 148.8개가 됐습니다. 즉 한 경기에서 양 팀이 던지는 투구수가 300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Fangraphs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7시즌 투구와 투수 사이에 걸린 평균 시간은 23.5초였습니다. 20초보다 확실히 오래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잡아도 3.5초를 300번 줄일 수 있다면 1050초, 즉 17.5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017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 투구간 평균 시간이 20초보다 빨랐던 투수는 없었습니다. LA 다저스의 페드로 바에스 같은 경우 31.1초로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선발 투수 중에도 26초를 넘긴 투수가 많았고, 일반적으로 구원 투수들이 훨씬 더 시간을 끌었습니다. 만약 20초 규정이 적용된다면 많은 투수들이 이에 적응해야합니다. (공격이 더욱 이득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있기는 합니다만 적응하면 문제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그렇다고 꼭 투수만 적응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타자 중에도 시간을 유난히 끄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휴스턴의 마윈 곤잘레스는 투구 사이에 29.5초를 잡아먹어 MLB에서 가장 시간을 끈 타자였고, 필라델피아 외야수 오두벨 에레라가 29.3초로 뒤를 이었습니다. 20초 룰이 도입되면 타자 중에도 빠르게 타석에 적응해야할 선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2017시즌 5월 현재의 경기 시간입니다. 결국 MLB는 3:05에, KBO는 3:21의 평균 시간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9이닝 기준)


MLB 사무국은 이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 이번 주에 선수노조 관계자들과 만나 협의할 예정이었다고 알려졌지만 한국 시간 13일까지는 아직 새로운 소식이 없습니다. MLB 사무국은 20초 규정의 적용과 함께 포수의 투수 방문 횟수 제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규정에 대한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합의는 1월 중순까지는 확정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통산 1월 중순 지나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연례 심판 미팅에 이 사실을 알리고 심판들에게 숙지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월초 열리는 1분기 구단주 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 2018시즌에 정식으로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MLB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사무국은 선수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고도 이런 규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줄곧 ‘새로운 규정 도입 전에 선수노조와의 협약을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래야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KBO리그가 특히 주목해야할 부분입니다.

KBO리그 역시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스피드업’ 노력을 꽤 오래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KBO리그는 한 번도 정규 이닝 경기 시간이 3시간보다 짧았던 적은 없습니다. 2014년에는 3시간24분으로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고, 2016년에도 3시간21분의 길고 긴 경기를 치렀습니다. 2017시즌 초반만 해도 3시간12분대이던 경기 시간은 결국 3시간21분으로 2016년과 똑같이 오래 야구를 했습니다.


KBO리그도 스피드업,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많은 규정을 도입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습니다. 대부분 용두사미가 되고 있습니다.

스피드업은 규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당사자들이 왜 스피드업이 필요한지를 인식하고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만 겨우 이룰까말까 한 난제입니다. 그런데 좋은 규정과 제도를 만들었다 해도 정작 현장의 지도자, 선수, 그리고 심판이 그런 규정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하다면 정착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KBO리그에 20초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과 사무국의 적절한 협의와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선행돼야 정착이 가능합니다. 3시간20분대가 넘는, 툭하면 4시간 경기가 나오는 야구는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관계자 모두의 한 마음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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