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처음 입장하는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다.
12일(현지시간) 사우디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홍해변 도시 제다의 킹압둘라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과 알바틴의 프로축구 경기에 여성 입장을 허용했다.
그간 사우디에선 이슬람 율법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축구경기장을 비롯한 야외 스포츠 경기에 여성 관중이 들어갈 수 없었다.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 여성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제다의 여성 축구팬 라므야 칼레드 나세르(32)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이벤트는 우리가 번영하는 미래로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이 거대한 변화를 목도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제다에 사는 또 다른 여성 루와이다 알리 카셈은도 "사우디의 근본적 변화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나는 사우디가 많은 국가가 채택한 문명적 조치를 따라가려고 움직이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당국은 여성 입장을 위해 제다, 리야드, 담맘의 축구경기장을 개조해 여성 화장실과 흡연실, 전용 출입구, 주차장을 따로 마련했다.
그러나 여성이 외출할 때 남성 보호자(가족 중 남성)를 동행해야 하는 '마흐람' 제도는 여전해 여성 축구팬이 혼자 축구장에 오진 못 했다.
여성은 남성 관중석과 철제 장애물로 분리된 '가족 구역'에서 축구 경기를 처음으로 직접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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