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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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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7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 Photo by LOTTIE BEA SPENCER / NIKE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 가족이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마다 사줄 선물을 고르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새로 나온 축구 유니폼이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출신으로서 가족은 나누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우리 가족은 확실히 나누어졌다. 우리 가족의 반은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였고, 나머지 반은 시티의 서포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받았던 유니폼들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었다. 특히 내가 커가고 축구에 재능을 보일수록, 삼촌들은 새로나온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이나 시티의 유니폼을 사주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으로 날 데려가고 싶어했다. 이런 일은 우리 가족이 가졌던 소소한 재미였다.


그러나 내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유니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유나이티드나 시티의 유니폼이 아니었다.


한번은 형들과 밖에서 함께 놀다 집에 간 적이 있다. 그 날 삼촌이 나에게 준 것이 있다.


또 다른 유니폼 셔츠였다.


또 다른 붉은빛 상의. 진정한 유나이티드의 팬이었던 삼촌이 준 유니폼.


삼촌에게 유니폼을 받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유니폼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 왼쪽 윗부분에는 삼사자 엠블렘과 하나의 금빛 별이 있었다.


내 첫 번째 잉글랜드 셔츠였다.


깨달은 순간 빠르게 유니폼을 뒤집으며 등번호가 마킹되어 있는지 확인했다.(어떤 등번호가 마킹되어 있는지는 항상 중요하다.)


9


그리고 그 숫자 위에는......


ROONEY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 Photo by ROSS KINNAIRD / GETTY IMAGES


90년대 잉글랜드 팀을 이끌었던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기에는 나는 너무 어리다. 그래서 나에게는 앨런 시어러나 테디 섀링엄보다 루니가 더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국가대표의 모습은 루니가 마이클 오웬과 공격을 이끌던 모습니다. 나와 형들은 항상 함께 모여 앉아 국가대표 경기를 시청했다.


그리고 내가 8살 무렵에 삼촌이 나에게 바로 그 루니 셔츠를 주었다. 모든 어린아이들은 아마 누군가의 유니폼을 입고 나가 놀면, 유니폼에 새겨진 선수를 따라하며 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부터 스트라이커였다. 루니처럼 되고 싶었다. 그리고 국가를 대표하여 뛰고싶었다.


그러나 우리가 자란 맨체스터에는 다른 면이 있다. 나와 형들이 축구를 했던 공원은 큰 길 건너편에 있었다. 그래서 형들이 나를 두고 먼저 공원에 갈 때마다 어머니는 내가 혼자 가지 못하게 했고, 언제나 기다리라고 말했다.


공원에 있든 아니든, 내가 축구를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나만의 특별한 축구를 했다. 방에서 벽을 향해 공을 차기도 하기도 하였고, 아니면 공을 차며 복도를 달리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형들과 함께 공원에 나가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최고이긴 했다. 나는 형들과 경쟁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때때로 우리는 의회 건물 앞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기도 했다. 그 장소는 건물들로 둘러 쌓여 있었고, 그것은 아주 멋진 일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플레이를 과시할 수 있었고, 그 장소에서 항상 축구를 하는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축구를 하러 나갔다. 그래도 상상 속에서 우리는 루니와 오웬, 리오가 되어 국가를 위해 뛰었다.


이런 꿈을 꾸며 축구를 하는 것은 우리를 하나로 묶었다. 잔디밭에서 함께 축구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그때 함께 축구를 했던 친구들과는 여전히 친구로 지낸다. 심지어 우리 중 일부는 스카우트되어 아카데미에 합류하였는데도,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났는데도 친구로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지난 1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고 느끼며, 아직도 내가 내 자신이 맞는지 믿겨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유나이티드에서 훈련을 받던 어느 날, 동료들이 나에게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EURO 2016에 출전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믿지 않았다. 동료들이 나에게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 당시의 나는 단지 몇 달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군에 데뷔했을 뿐이었다.


동료들과 라커룸으로 향하는 동안 필 존스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봐 친구, 너 이번 여름에 프랑스로 갈거야."


그리고 건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몇몇 직원분들이 나에게 같은 말을 해주었다. 내 라커에서 휴대폰을 꺼냈을 때 친구, 형들, 어머니로부터 같은 문자가 와 있었다.


England!!!!!!!!!!!!!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 Photo by LOTTIE BEA SPENCER / NIKE


그 순간 머리속이 윙윙거렸고,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그 당시 감독님이셨던 반 할이 나에게 다가왔다.


"잠깐 얘기할까?"


어떤 생각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러니까, 내가 기대했던 것은 U-21 팀에서 뛰는 것이었는데, 그가 전해준 말은 엄청났다.


"대표팀에서 전화왔어. 가서 즐기다 와."


그랬다. 나는 프랑스로 가게 되었다.


그 순간 이후로 내 모든 생활은 국가대표 데뷔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리고 국가대표 데뷔가 어떤 식이 될 지 끊임없이 상상했다. 머리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경기를 뛰고 또 뛰었다. 경기장을 생각했고, 라커룸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나 어떤 상상을 하든 실제 일어나는 일은 상상과는 다르다. 현실은 우리가 꿈꿨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내 상상보다 훨씬 좋았다.


지난 5월 오스트레일리아를 상대했던 경기에서 라커룸으로 걸어 들어갔고 모든 선수의 셔츠가 각 개인의 라커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내 유니폼을 바라보던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붉은색 상의. 왼쪽 가슴 위의 상징. 삼사자와 하나의 금빛 별.


이럴수가.


셔츠를 뒤집어 보았다.


9


그리고 그 숫자 위에는......


RASHFORD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 Photo by ED SYKES / ACTION IMAGES / ZUMA PRESS


마음속으로 웃으며 내 자신에게 되뇌었다. 더 이상 꿈이 아니야. 너는 국가를 위해 뛸거야.


경기에 투입되고 3분(역자 주: 135초)만에 내 첫 번째 국가대표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골을 기록한 바로 그 순간 나는 붕 뜨게 되었다. 정말로 붙잡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일단 그 경험을 한 번 한 이상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순간.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이다. 19번 등번호를 단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왔다. 내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루니와 함께 뛰게 되었다.


엄청났다.


심지어 루니가 우리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그 순간에 나는 경기장에 함께 있었다. 나는 의회 앞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TV로 지켜보는 것도 아니었다.


루니의 바로 옆에 있었다.


정말 특별했다.


루니와 나에 대한 비교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저 할 수 있는만큼 경기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할 뿐이다. 웨인의 옆에서 그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그는 나에게 경기에 대해 많은 말을 해주었다. 그가 투입된 포지션이나 경기에서 팀이 처한 상황같은 것들 말이다. 내가 웨인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유나이티드 데뷔 경기 직후였다. 그 당시 그는 부상 중이었지만, 경기가 끝나자 라커룸으로 들어왔고 곧바로 나에게 다가와 데뷔를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다. 남들이 볼 땐 별거 아닌 순간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엄청나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 Photo by REX SHUTTERSTOCK / ZUMA PRESS


솔직히 말해서, 그게 웨인과 함께한 순간들이었다. 그는 매우 차분한 사람이었다.


그가 나에게 말했다. "그냥 가서 뛰어. 긴장하지 말고. 너만의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


그리고 그게 웨인이었다. 크게 말하지 않고도 그 순간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말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아이슬란드에게 패배하며 EURO 대회에서 탈락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경기 후 선수들 모두 드레싱룸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 모르고 있었다. 그 순간 루니가 일어나 한 가지를 말했다.


"고개 들어. 우리는 미래에 싸워야 할 많은 것이 생겼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각각의 선수 모두에게 말했다. 한명한명 눈을 마주치며.


"고개 들고, 앞을 봐."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여기에 있었구나. 우리는 미래의 전투를 준비해야 하는구나. 그리고 나는 내가 여전히 어리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팀에는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를 만들기를 원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되돌아 볼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트로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존심을 챙겨 귀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이 서포터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이미 몇번의 고난을 이겨냈다. 그리고 나는 아직 첫 번째 월드컵 예선을 위해 호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난은 언제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지나갈 것이다. 그 주에 나는 U-21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고개를 들고 앞을 보자. 독일에서 펼쳐질 원정 경기와 웸블리에서 펼쳐질 내 첫 번째 국가대표 홈 경기가 너무나 기다려져 참을 수가 없다. 나는 웸블리에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없다. 집에서 TV로만 시청했을 뿐이다. 잉글랜드를 위해 뛸 날만을 꿈꿨을 뿐이다. 웸블리에서 뛸 날만을 꿈꿨을 뿐이다.


그리고 현실이 되었고, 더이상 꿈만 꾸었었던 것이 아니다.


꿈만 꾸는 것보다 훨씬 좋다.


웸블리 경기장에 들어서고, 잔디밭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친구, 완벽한 날이야. 잔디도 좋고. 의회 앞 잔디밭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조금 오래 걸렸네.


2017년 3월 20일


Screen Shot 2017-08-17 at 2.50.30 AM.png [The Players' Tribune] 마커스 래시포드 - The Number 9



https://www.theplayerstribune.com/marcus-rashford-england-national-team/


# 오타 / 오역 지적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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