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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 작성자: 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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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역기사
  • 2017.10.03

http://www.nytimes.com/2017/09/20/sports/soccer/manchester-city-ilkay-gundogan-injury.html?smid=tw-nytimes&smtyp=cur&_r=0


'혼자'라는 것

지난 8개월의 재활기간 동안 하루 중에 귄도안이 제일 좋아했던 시간은 바로 아침이었다. 2017년 1월에 바르셀로나에서 맨체스터로 복귀한 귄도안은 매일 아침마다 여타 선수들과 같이 에티하드 스타디움 옆에 있는 맨체스터 시티 훈련장으로 향했다.시티 선수들은 귄도안이 처음에 훈련장에 등장했을때, 그의 훈련장 복귀를 반가워하면서도 얼마 뒤에 팀에 복귀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거나, 행여 그의 부상이 더욱 악화될까봐 안절부절했다.

"훈련장에 복귀한 첫째 날이 지나고, 둘째 날, 셋째 날... 시간이 갈수록 몸의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어요."

귄도안은 팀에서 부상 때문에 특별한 손님 취급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저 팀의 일원이 되기를 원했다. 처음에는 동료들이 그를 특별취급해주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귄도안은 다시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귄도안은 이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2013년에 도르트문트의 챔스 결승경기에서 득점한 지 일주일 뒤, 그는 등부상을 당했고, 이 때문에 귄도안은 다음시즌을 통째로 날려야했다. 3년 뒤, 귄도안이 슬개골 골절로부터 완전히 회복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펩 과르디올라는 그를 강력하게 원했다. 그래서 맨시티는 지난 2016년 여름이적시장에서 일카이 귄도안을 영입했다.



귄도안 1.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귄도안이 2017년 4월에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헐시티의 경기를 스위트 룸에서 관전하고 있다.)


귄도안이 또다시 장기부상을 당하자, 귄도안 스스로도 그의 잦은 부상이력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저 이제 벤치에 앉아서 경기보는거 잘해요 ㅋㅋ..."

캄프누에서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관전하면서 그는 위와 같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아마 이런식의 농담을 해서라도 희망을 얻고 싶었을 것이다.


그가 2016년 겨울에 전방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았을 때, 귄도안은 과르디올라의 어깨에 기대 한참을 울었다. (아이고 도안아 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마음을 다잡고 자기 앞에 놓여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고, 그가 나아가야할 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귄도안이 이전에 겪었던 등 부상에 비하면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운동선수들이 꽤 흔하게 당하는 부상이었고, 확실한 치료법이 있었다.


그러나 장기부상은 귄도안에게 또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그의 부상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귄도안 스스로도 장기부상이 주는 부작용을 알고 있었다. 축구는 건망증에 걸린 스포츠이다. 선수 로스터에는 감독의 계획이나, 팬들의 기억속에 있는 자신을 대체할 선수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귄도안은 팬들로부터 동정을 받았지만,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귄도안은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기위해 몸부림쳤다. 그는 정기적으로 그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매일 트위터에 코멘트를 남겼다. 그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즐겼고, 특히 사진을 올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오는 행복은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한 귄도안의 처절한 몸부림으로부터 나오는 부산물에 불과했다.

"팬들이 날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2월에 이런 말을 했었다. 팬들로부터 잊혀지지 않고, 과르디올라의 플랜에서 제외되지 않겠다는 열망이 그의 재활속도를 빠르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귄도안 2.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귄도안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시티와 헐시티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관람하고 있다. 그는 "부상기간동안 제일 힘든게 뭔지 알아요? 바로 내가 팀에서 쓸모없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 때에요."라고 말했다.)


쿠갓과 사라를 비롯한 맨시티 의료진에 의해 짜여진 그의 하루 일과는 꽤 힘들었다. 월, 금요일은 회복훈련, 화, 목, 토요일은 힘 강화 훈련, 수요일은 심장 강화훈련을 해야했다. 시티 의료진 중 한명인 발드윈은 이러한 과정을 "걸음마 재교육" 혹은 자기수용훈련이라고 명명했다. 간단히 얘기해서, 귄도안은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야했다.


훈련 자체는 간단했지만, 꽤 힘들었다. 처음에는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하는 운동, 스트레칭 등 간단한 것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귄도안의 무릎이 회복될수록, 저항 밴드나 보수 볼을 이용하는 등 심화된 훈련을 진행했다. 발드윈은 이러한 운동들이 "인간의 움직임에 있어 필요한 것들을 다시 일깨우는 것" 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귄도안은 시티가 보유한 최첨단 훈련시설들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수중 러닝머신이나 심장 강화 훈련이 진행되는 공간인 가열 챔버 등이 그 예이다. 또 그는 정기적으로 부항도 떴는데, 시티 의료진은 이를 "림프액을 자극해서 무릎으로 통하는 체액들을 정화시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매일매일이 길고 피곤했다. 그러나 제일 힘들었던것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었다. 팀으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외로움과 자신이 언제나 불완전하다는 생각으로부터 나오는 불안함이었다.

"외로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이죠."


귄도안 3.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귄도안의 명성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위 사람들이 귄도안의 친인척으로 이루어진 자칭 'The Seven'이라는 모임의 멤버들이다. 그는 "아.. 얘들이랑 더이상 공원에서 칙칙하게 만나기는 싫은데" 라고 말해놓고 헐시티전이 끝나자말자 공원에서 ''"The Seven' 멤버들을 만났다.)


"솔직히 제 동료들을 볼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걔들이 라커룸에서 팀 미팅을 하고 있을 때 저는 홀로 훈련장에 있었어요. 저는 팀 동료들이 체육관에서 어떻게 훈련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들이랑 같은 훈련을 할 수 없었죠. 팀으로부터 떨어져나와 홀로 지내고 있다는 느낌, 당신들도 알고 있을거에요.(이거...펨창들 저격아니냐)"


"부상기간동안 제일 힘든게 뭔지 알아요? 바로 내가 팀에서 쓸모없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 때에요."


                                         고통

부상당한 9개월동안, 귄도안에게는 매일매일이 고통이었다. 매일아침 일어나자마자 당일에 어떤 고통이 찾아올지 안다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가 했던 모든 일들, 예를들어 체육관에서 발드윈과 운동하는거랄지, 가열 챔버나 풀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세션등은 그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고통은 처벌이 아니라, 그가 진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종의 보상이었다.


"고통스러운 느낌이 들 때까지 계속 나아가야합니다. 고통은 새로움으로부터 파생되는 거에요."


귄도안이 복귀해서 꽤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음을 보아, 9개월동안 체육관에서 겪은 고통들이 부상으로부터의 회복을 반증한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


귄도안 5.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귄도안이 집에서 U-21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있다.)


"시티 선수단의 일원으로서 경기에 나서는 것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이제 시작이에요."

6월에 귄도안은 위와같이 말했다


고통은 그를 언제나 일깨워줬다. 그의 무릎은 아직 점프나 턴을 완벽히 할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았고, 언제나 귄도안에 통증을 안겨주었다.


"너무 고통스러울 지경에 이르면, 그날은 더 이상 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 다음날, 다음날의 다음날, 계속 똑같은 것을 반복해요. 재활이라는 것은 같은 동작을 몸에 익힐 때까지 하는 겁니다. 이런 방식이 뇌 발달에 좋지는 않겠지만요. 이렇게 하다보면 어떤 시점에 '좋아! 이건 이제 완벽히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까지 하는 겁니다."


고통은 현재 상태에 대한 응답이지만, 때로는 물음이 되기도 한다.


"고통을 느끼면 집에와서 그게 긍정적인 고통인지 부정적인 고통인지 생각해봐요. 의사나 심리학자들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계속 그 고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죠."


물론 귄도안 자신도 계속 고통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우울한 상태에 있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러한 귄도안이 부상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도록 2월부터 3월까지 아부다비와 뉴욕 여행을 보내주었다. 그는 한겨울에 옷을 껴입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맨해튼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좋아했다.


귄도안 6.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귄도안의 신발 컬렉션. 그는 부상 이후 몇주간 신발과 옷에 빠져 살았으나 머지않아 신발과 옷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고 말았다.)


귄도안은 또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다. 그의 재활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촬영감독을 선임했다. 사실 그때까지도 귄도안은 자기가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이 영상은 귄도안에게 일종의 기념품이 되었다. 실제로 다큐멘터리화 되어 세상에 나올뻔도 했으나, 그가 뉴욕 여행 도중 촬영장비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

최근에 뉴욕경찰이 그의 장비를 찾았다는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그는 남는시간의 대부분을 어렸을때부터 친했던 6명의 친구들, "The Seven"을 만나는데 소비했다. 그 친구들은 귄도안이 잠시도 지루해하거나 외로워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귄도안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 또한 곧잘 했지만, 새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봐 늘 경계했다.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친했던 사촌동생 일칸이나 "The Seven" 멤버들과 같이 오랫동안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과 지내는 것을 선호했다.


"The Seven" 멤버들은 1~2명씩 짝지어서 귄도안의 집을 방문했다. 하루는 6살때부터 귄도안과 친구사이였던 크리스티앙 키안카와 그의 어머니가 귄도안의 집을 찾았 며칠동안 같이 생활했다. 귄도안은 크리스티앙이 어렸을때 썼던 휴대폰 번호를 외울 정도로 그와 가까운 사이다. 그들은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가 헐시티를 격파하는 모습을 프라이빗 박스에서 함께 관람했다.


크리스티앙 曰, "내 생각에 자기 친구 뿐만 아니라 친구 엄마까지 자기 팀 경기에 초대하는 축구선수는 귄도안 밖에 없을걸요? 얘는 진짜 어렸을때랑 바뀐게 하나도 없어요. 사람이 참 한결같아서 좋아요."


귄도안 7.jpg [NYT-특집기사] 8개월, 귄도안이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 (장문주의) -2편-

(6월의 어느날, 귄도안은 훈련이 끝나고 소파에 앉아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며 "내 폼 죽이지 않아요?" 라고 농담했다.)

헐시티와의 경기가 끝나고, 귄도안과 크리스티앙 가족은  귄도안의 사촌동생, 그의 삼촌과 함께 맨체스터 중심가의 카페로 향했다. 그들은 공원 한가운데 앉아서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만끽했다.

이따금씩 잔콥스키가 기분전환도 할 겸 귄도안의 외출을 허락할 때면 그는 항상 그의 사촌동생 일칸을 데리고 현지 공원이나 맨체스터 남동쪽에 있는 귄도안의 단골 식당에 가곤 했다.


"아서 코치님은 제게 밖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을 즐기라고 말해줬어요. 우리는 해야할 일이 많아요. 이따금씩 이렇게 밖에 나올때면 그 모든 것들을 잊기 위해 노력합니다."


해야할 일에 대한 고통을 잊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귄도안으로 하여금 계속 재활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오늘 느꼈던 고통이나, 내일 느껴야할 고통, 그리고 앞으로 계속 느껴야 할 고통 모두 잊어버리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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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오역 있습니다.

조만간 3편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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